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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는 대기오염의 지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원의 암석이나 공원의 고목에 끼여 있는 이끼가 「오염의 지표」역할을 한다는 흥미 있는 사실이 일본 정강대 미생물학 교수 「스기야마·게이이찌」 박사에 의해 발견되었다.
「스기야마」 박사는 과거에는 정원이나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끼류가 도심지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현상을 관찰하고 이들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결과 이끼류가 대기오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끼류에는 소태류와 지의류가 있는데 대기오염의 지표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지의류다. 그는 대기오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아황산「개스」의 고농도 지역과 지의류의 소멸 지대가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동시에 아황산「개스」의 농도가 대기오염 방지법에서 정하고 있는 환경기준 0.02PPM이하인 지역에서는 10종류 이상의 지의류를 발견했는데 0.05PPM인 지역에서는 5종류만을 발견했다.
한 공원의 암석에서는 아황산「개스」의 농도가 0.02PPM을 넘어서자 끼여 있던 이끼류가 중심부에서부터 말라 떨어지는 현상을 뚜렷이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힌 「스기야마」 교수는 말라죽은 이끼를 분석한 결과 유황·철·납(연)이 다량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지의류는 식물계에서 특이한 존재로 2군의 식물의 공생체. 균사 자체로는 생활 능력이 없고 조류의 광합성으로 얻어지는 영양분을 공급받아 생명을 유지한다.
「스기야마」 교수는 지의류가 왜 하필 아황산「개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 현재 그 「메커니즘」을 확실히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공해의 측정에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지표 식물」로서 지의류가 가장 적합한 식물임에는 틀림없다고 주장.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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