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상반기 중 무료접종 폐렴구균 백신, 엄마들이 챙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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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예방접종은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특히 영·유아는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접종 스케줄에 맞춰 각종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폐렴구균은 영·유아 침습성 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폐렴구균 질환은 만 2세 미만의 소아에게서 발병률이 매우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5세 미만의 영·유아 70만~100만 명이 매년 폐렴구균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폐렴구균은 보통 상기도에 숨어있다가 직접 접촉하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전파된다. 예방이 중요하다. 뇌와 관절, 혈액, 코 등 다양한 조직에 침입해 폐렴·뇌수막염·균혈증(혈액 감염) 등 영·유아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과 중이염 등을 유발한다. 특히 중이염은 3세 미만 영·유아 80%가 한 번은 걸리는 빈번한 질환인데다, 재발률도 영·유아 감염성 질환 중 가장 높다. 중이염에 걸린 영·유아 중 40%는 7세가 되기 전 6번가량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유아기에 빈번하게 감염되는 질환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청각장애를 유발하거나 언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염증이 뇌 쪽으로 퍼져 뇌막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

폐렴구균질환에 걸리면 감염 부위에 따라 보통 항생제가 처방된다. 하지만 항생제 사용은 내성 증가라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특히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성인보다 소아에게서 보다 높게 나타난다. 백신 접종을 통해 폐렴구균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영·유아에게 더욱 중요한 이유다.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이 지난 2월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무료 접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폐렴구균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 희망 백신으로 꼽아온 많은 엄마들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은 GSK의 ‘신플로릭스’와 화이자의 ‘프리베나13’ 두 가지다. 백신이 무료 접종은 가능해졌지만 적기 접종을 놓치지 않고 챙기는 것은 엄마의 몫이다.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기본 접종을 하고 12~15개월에 추가 접종하면 된다. 폐렴구균 접종을 하지 않은 2세 이상 5세 미만의 소아는 최소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폐렴구균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기에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접종 시기에 맞춘 예방접종과 함께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신종범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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