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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에 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0년전에 발단됐던 비구(비구)대처(대처)분쟁으로 부터 분파되기 시작한 한국불교 종단은 그동안 18개 종단으로 갈라져 서로가 이렇다할 교리상의 차이점도 없으면서 난립상만을 보여온게 사실이다.
그후 정화불사(정화불사)니 화합이라면서 중단통합 노력도 했고 62년에는 현 조계종이 통합중단으로 최초의 법인체 등록을 했으나 내용적으로는 전혀 통합을 이루지 못한체 그후 10 년 동안에 17개 종단이 앞을 다투어 종교법인체 등록을 했다.
어쨌든 이제 종파불교를 지양하고 한국불교 전래의 통불교(통불교)로 돌아가 「하나의 불교」를 만들자는 불교계의 통합움직임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불교의 태두인 원효대사의 사상을 보면 한국불교는「하나의 불교」였음이 잘 나타나 있다.
즉 그의 사상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화쟁(화쟁)은 이론적인 투쟁을 통해 화합해야 한다는 것으로 대립은 있어야 하나 분파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그의 십문화쟁논은 백가 (백가) 의 다른 의견들을 모아 십문으로 분류, 난점을 가리고 이점(이점)을 모아 정리하여 화해하고 이리하여 일승불교(일가불교)를 건설하려는 실로 한국불교의 역사적 자각이며 최대의 특색인 것이다.
원래 스승불교는 유(유)를 말하고 대승불교는 무(무)를 말하니 필연적으로 서로 싸움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원효대사는 이에 대해도 합를 주장, 싸울 것이 본래 없으며 하나를 집하여 대립을 지을 것이 없다고 했다.
통화(통화)로 제시할 수 있는 원효대사의 화의 방법론은 적극적으로 화를 모으고 화를 통치한다는 행동성까지가 포함된다. 그래서 통화는 아무것도 안하고 서로 침범함이 없이 가만히 앉아있는 상태가 아니다. 오늘의 불교통합 작업이 많은 난관에 부닥치기도 하겠지만 한국불교의 근본사상인 화의정신으로 꾸준한 노력을 계속할때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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