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기 잔해 추정 물체 2개 인도양 남쪽 해상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2개의 인공위성 사진을 호주해상안전청 이 20일 공개했다. 호주 남서부 도시 퍼스의 남서쪽 2500여㎞ 해상에서 발견된 물체는 길이 24m가량이고(위 사진), 이 물체로부터 동쪽으로 200여㎞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된 것은 길이 5m 정도다(아래 사진). [로이터=뉴스1]

실종 13일째인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 2개가 20일(현지시간) 인도양 남쪽 해상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호주 공군 소속 P-3 오리온 수색기가 급파됐지만 구름·비 때문에 시계가 불량해 잔해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호주해상안전청(AMSA)이 이날 밝혔다.

 앞서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이날 오전 수도 캔버라에 있는 의회에서 “실종 여객기를 찾기 위해 수색기를 파견했다”고 말했다. AP 통신 등은 애벗 총리가 “이번 정보는 새롭고,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물체 발견 지점은 호주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2500㎞ 지점이다. AMSA가 상업위성 사진을 받아 분석해 이 지점에 MH370의 잔해일 수 있는 2개의 물체를 식별한 것이다. 발견 물체 중 1개는 길이 24m로 바닷속 수m 안에 있다. 뉴질랜드 공군의 P-3 오리온기, 미 해군의 P-8 포세이돈이 수색에 합류해 수색기 4대가 이 지역을 살피고 있다. 인근에 있던 상업 선박 1척이 긴급신호를 접수해 수색 지점에 도착했고 호주 해군 소속 함정(HMAS 석세스함) 한 척이 현장으로 향했다.

 AMSA 긴급대응팀 책임자인 존 영은 “위성이 포착한 사진은 매우 흐릿해 거의 식별되지 않지만 내가 보기엔 상당한 크기로 수면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태국 공군도 항공신호 분석을 통해 인도양 남부가 MH370편이 마지막으로 도달한 유력 지점이라고 밝힌 바 있어 기대를 높이고 있다. 호주·뉴질랜드·미국은 18일부터 인도양 남쪽 60만㎢에 달하는 지역을 수색해왔다. 물체가 발견된 20일엔 수색 범위를 30만5000㎢로 좁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주호주 중국대사관과 영사관에 연락해 수색에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물체는 수색에 공조하고 있는 26개국이 14일 수색 지역을 대폭 확대한 후 처음으로 잡힌 단서다. 실종 첫 일주일은 여객기가 정상 항로를 따라가던 중 사라진 것으로 보고 남중국해를 샅샅이 뒤졌지만 허사였다. 이후 여객기가 마지막 교신 후 최대 7시간 이상 더 비행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위성신호 등이 나와 수색 지역이 대폭 수정됐다.

 물체가 MH370과 무관할 가능성도 있다. 호주 서해안에서 멀지 않은 데다 핵심 해상 운송 루트이기 때문에 선박에서 컨테이너가 떨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 앞서 말레이시아·중국 등 각국의 수색대는 항공기와 선박 등을 총동원해 기름띠, 구명보트 잔해 등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아냈지만 모두 MH370편과 관련이 없었다.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의 지상 수사는 답보 상태다. 승무원과 승객 조사에서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은 20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합류를 확인하며 “현재까지는 어떤 가설도 없다”고 말했다. FBI는 MH370의 기장 자하리 아맛 샤(53)의 집에서 발견된 모의 비행 시스템에서 삭제된 파일을 복구하는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샤 기장의 집에서 압수된 모의 비행 시스템 파일은 사고 약 한 달 전인 2월 3일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저장장치의 용량 문제로 삭제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8일 새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MH370편은 이날 새벽 1시20분 쯤 민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실종자는 승무원 12명을 포함해 239명이다.

신경진·전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