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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 붐에 묘목값 치솟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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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벼농사를 포기하고 과수를 재배하려는 농민들이 늘어나면서 과수묘목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25일 전국 최대의 과수 묘목 집산지인 충북 옥천군 이원면 묘목생산 농민들에 따르면 농사철을 앞두고 묘목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보다 값이 2배로 오른 묘목이 있는가 하면,일부 품목은 품귀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겨울 추운 날씨로 동해(凍害) 를 입은 곶감용 감나무 ‘둥시’는 작년 1천5백∼2천원이었으나 올해 3천∼4천원으로 올랐고,대추나무 ‘복종’도 3천∼4천원원으로 지난해의 두 배 정도로 뛰었지만 공급이 거의 끊긴 상태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복숭아나무의 경우 지난해 품종에 따라 1천∼2천원이던 것이 2천∼3천원까지 가격이 상승했고,사과나무 ‘홍로’도 2천원에서 3천∼4천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마저도 묘목이 없어 사지 못하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배나무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배 시세가 좋지 않았음에도 2001년 7백∼8백원에서 2002년 1천원선에 주로 거래됐던 것이 올해는 1천5백원∼2천원까지 올랐으나 물량이 달려 거래가 뜸하다.

약용수로 최근 인기가 부쩍 높아진 가시오가피나무와 헛개나무도 지난해 1천원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1천5백∼2천원으로 비싸졌다. 최근 조경수로 주목받고 있는 살구와 자두 묘목은 지난해 1천5백∼2천원하던 것이 2천∼2천5백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수입포도에 직격탄을 맞게 된 포도나무는 2001년만 해도 1천∼1천5백원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2002년 5백원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3백원까지 내려갔다. 또 매실음료가 히트치던 2년전 4천∼5천원까지 치솟았던 매실도 올해는 지난해 수준인 1천5백∼2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과수묘목값이 오른 것은 수입개방과 더불어 벼농사의 장래성에 회의를 품은 농민들 상당수가 과수영농에 뛰어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람농원의 권오철(42)씨는 “벼농사에 대한 매력이 사라지면서 최근 3년 동안 묘목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여왔다”며 “특히 올해는 논을 놀리거나 다른 작목으로 돌리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쌀 생산조정제 때문에 묘목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에서는 관상수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 지역 묘목판매상 등에 따르면 왕벚나무는 지난해 9백원∼1천2백원에서 1천원∼1천5백으로 상승했고, 5백원 하던 소나무의 일종인 반송도 1천∼2천원에 팔리고 있다.

옥천=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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