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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동」과「서」를 잇는 산업 대동맥 영동·동해 고속도로|태백 준령 뚫고 동해절경 따라 23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달 말에 완공·내달 개통>
국토를 가로질러 강원도 두메산골에 고속도로가 뚫린다.
새말∼강릉간 97㎞, 강릉∼묵호간 32㎞의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이 달 안에 완공돼 내달 중순 설악산 단풍이 동해를 물들이는 날 개통식「팡파르」를 울린다.
종전 8시간30분 걸리던 서울∼강릉 5백리 길이 3시간30분대로 단축되고 1시간30분 소요되던 강릉∼묵호 길이 30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지난 71년 신갈∼새말간 1백4㎞의 고속도로 건설에 이어 완성되는 영동·동해 고속도로는 작년 3월에 착공, 예정 공기를 3개월 앞당겨 준공을 보게 된 것이다.
국토의 허리부분을 가로지르는 이 고속도로가 완성됨으로써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망은 총 연장 1천1백50㎞에 이르고 전국은 완전히 일일생활권으로 좁혀졌다.

<영동선 70㎞가 표고 5백m>
영동·동해고속도로공사는 험준한 태백산령을 통과하는 공사라서 경부나 호남·남해공사 때보다 더울 힘들었다.
영동선 97㎞중 70㎞가 표고 5백m이상이고 대관령 통과정점은 해발 8백32m나 돼 추풍령의 2백30m높이 보다 무려 6백m 더 높은 고지대 고속도로다.
뿐 아니라 산골 속이라 지하수가 많이 나 배수처리로 애를 먹고 험한 산 지역에 자재·장비를 투입하기 위해 적지 않은 가도를 만들어야 했다.
한때 9월 준공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낸 난중지난 공사는 동해선의 화비령과 밤재「터널」. 하도 어려워「프랑스」기술자까지 불러다 자문을 구했다는 공사다.

<1㎞ 공사비 1억5천 만원>
사암·혈암·석회암 지층인 밤재「터널」지역은 비만 오면 흙이 무너져 내려 우기 석달 동안 일손을 놓게 했고 화비령「터널」은 33번의 낙반사고까지 망했다는 도공감독자의 고충담.
영동·동해 고속도로의 특징은 전 구간에 동상 방지층 부설이라는 특수공법을 쓴 것이다.
10월에 접어들면 벌써 영하의 날씨가 되고 추울 땐 섭씨 영하40도(둔내「터널」)까지 내려가는 한제라서 제일 밑바닥에 겨울에 얼지 않는 동상 방지층 13∼41㎝를 깔아주고 그 위에 20㎝두께의 보조기층, 10∼12㎝의 기층. 4∼5㎝의 표층을 까는 포장공법을 썼다.
이러한 난공사로 2차선 10.7m노폭의 영동·동해 고속도로 공사비는 ㎞당 1억5천 만원(경부고속도로는 4차선이지만 당시 ㎞당 1억원)이나 들었는데 동상 방지층 공사 때문에만도 포장비용의 20%가 추가된다.
총 공사비는 세계은행차관 1천6백83만「달러」(84억1천5백 만원)와 내대 1백25억1천7백 만원 등 모두 2백9억3천2백 만원이 들었다.
영동·동해 고속도로에는 4개의「터널」(연장거리1천7백58m), 33개소의 교량(1천1백61m)이 만들어졌고「인터체인지」는 영동선에 3개소, 동해선에 l개소씩 건설될 예정이다.

<「터널」4개·교량 33개 건설>
공사에 참가한 건설업체는 대림, 화일, 협화, 신흥, 평화, 대한 전척, 현대, 미륭, 삼부, 동아, 아주 토건, 고려개발, 삼환, 경남, 남광토건 등 15개 업체로 구간거리로는 현대(24.6㎞)가 가장 길다.
강릉시내와 동해를 한눈에 굽어보는 해발 8백32m 고지의 대관령엔 높이 10m의 준공기념탑을 비록, 대규모 휴게소·1백대의 차량을 주차시킬 수 있는 주차장·「운전사의 집」등이 들어서고 따로 15억원 규모의 민자를 유치, 「호텔」등 오락시설을 갖추게 된다.

<설해 대책·표지판 갖춰야>
영동·동해 고속도로가 개통됨으로써 강릉·설악산 일대 등 동해안 및 강원도 내륙지역의 관광지 개발은 물론, 제천·단양지구의「시멘트」·규석 수송, 평창·진부 지역의 임산지 개발촉진, 삼척·북평 지구의「시멘트」화학공업촉진, 명주·양양 지구의 석탄 등 광업 개발, 동해안 수상자원의 수송원활 등 가져다 줄 효과는 엄청나다.
그래서 강원도민에게 있어 이 고속도로는 숙원사업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도 있다.
경사가 심한데다 꼬불꼬불한 굽잇길이 많아 주행속도에 제한을 두어야 하고 겨울철 눈이 오면 불통되는 날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제설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관령에서 강릉에 이르는 사이엔 99개의 S자·ㄷ자형 굽잇길이 있어 여기선 시속 30∼40㎞를 초과하기 어렵다. 성토를 하거나「터널」을 품어 곧은길을 만들려고 하면 ㎞당 6억원의 공비가 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연지세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도공측 설명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대관령 부근 약30㎞구간의 안개지역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곳이고 이런 이유로 도로표지판은 충실하게 세워둬야 하겠다.
아뭏든 갖가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완성한 이 길은 우리 세대가 또 하나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엉겨있기에 더욱 그렇다. <글 이제훈 기자 사진 양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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