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수술, 요요 없이 정말 효과는 있나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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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외래를 찾은 환자와 꽤 긴 시간 수술에 대해 그리고 장기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상의를 했다 하더라도 마지막에 꼭 빠지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다. ‘다시 위가 늘어난다고 하던데’, ‘정말 요요는 없나요’등의 재발(체중 증가)에 대한 걱정을 담은 질문이다. 정상적인 식이요법이든 아니면 항간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든 모든 노력에도 이미 여러 차례 실패를 겪은 뒤이기에 당연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을 고도비만 수술의 역사에서 찾아보자. 1950년대 중반에 시작된 고도비만 수술은 2008년 이후 공식적인 집계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40만 건 정도(실제로는 연간 80만 건 내외) 꾸준히 시행되고 있으며 지속적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런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된 배경에는 근본적인 계기와 실질적인 계기가 있다. 근본적인 계기는 다름 아닌 비만 그 자체가 생존을 위협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고도비만 인구의 폭발적 증가에 있다. 이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지금처럼 성장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아이러니 하게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대표되는 기존 비만 치료의 실패 때문이다. 여기에 장기 결과가 쌓이고 특히 수술을 통해 삶의 질이 개선되고 생존율이 뚜렷이 향상되었다는 보고들이 이어지면서 수술이 유일한 치료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물론 비만이라는 질환의 특성 상 그리고 개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일부 재발(불충분한 체중감소 혹은 체중 증가)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90%이상의 환자가 충분한 체중 감량과 감량된 체중을 장기적으로 잘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고도비만 수술의 목적은 단순히 체중감량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이 70%이상에서 개선을 넘어 완치가 이루어지며, 불임, 수면장애, 천식, 및 관절질환 등의 뚜렷한 호전으로 “삶의 질” 전체가 향상되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난 두 달간 외래에서 6장의 청첩장을 받았다. 환하게 웃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고도비만 수술의 결과는 생각보다 그리고 예상보다 언제나 드라마틱하다. 이런 드라마틱한 내용은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니라 비만 때문에 그간 누리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김용진 교수는 외과 전문의이다. 고도비만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서 ‘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 알기’라는 컬럼을 수 십편 게재했다. 고도비만 인식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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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 기자 yjgs1997@gmail.com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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