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디자인 일단 보시지요 … 체험관 연 이케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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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광명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체험공간 ‘헤이 홈’을 오픈했다. 30일까지(월요일 휴무)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이케아의 컨셉트와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경빈 기자]

스웨덴의 ‘가구 공룡’ 이케아가 베일을 벗었다. 12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인 헤이홈(Hej HOME!)을 열면서다. 12월 경기도 광명에 25만6000여㎡의 매장을 내기에 앞서 서울 한복판에 ‘이케아의 컨셉트를 보고 만지고 맛볼 수 있는’ 체험관을 통해 본격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헤이홈은 12일부터 30일까지 운영된다.

 헤이홈의 컨셉트는 ‘합리적인 가격과 민주적 디자인’으로 요약된다. 한쪽 벽면에는 “이케아의 디자이너들은 가격부터 고민한다”고 쓰여 있고 전시된 모든 가구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싸요(price lower than you think)”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철저하게 줄여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이케아의 지향점을 고스란히 담은 말이다.

 230㎡의 체험공간에는 작은 거실과 업무공간, 침실이 들어섰지만 화려한 가구는 찾아볼 수 없다. 수백만원대의 가죽소파 대신 천으로 감싼 ‘패브릭 소파’를 전시했다. 더러워지면 벗겨내 세탁기에 돌려 빨 수 있고 싫증나면 언제든 다른 천으로 교체할 수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가족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책상이나 탁자도 얇은 나무를 썼다.

 ‘소비자에게 공기를 팔지 않는다’는 철학도 강조했다. 완제품을 운반하는 대신 가구를 분리해 납작하게 포장하는 ‘플랫팩’을 사용해 운반비용을 줄이고 소비자가 직접 조립해 조립비용도 없앴다. 또 매장 내 직원을 많이 두는 대신 제품의 구성이나 성분은 설명서에 충분히 기재해 인건비도 줄이는 정책을 택하기로 했다.

이케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미정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판매되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에 문을 열 광명 이케아 매장에는 스웨덴의 음식과 티타임 문화(피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가구 쇼핑과 함게 간단한 커피·시나몬번·쿠키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국내 가구업체들은 긴장 속에 분주하게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헤이홈을 찾은 한샘의 김광춘 상품기획실 이사는 “대규모 매장을 열면 화려한 색상이나 규모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겠지만 프리미엄 가구를 지향하는 한샘과는 타깃이 다르다”고 말했다. 리바트 역시 서울의 목동과 논현동, 대전, 광주 등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대형 직영매장을 열고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리바트 관계자는 “아파트 특판가구 부문이나 프리미엄 주방가구 ‘리첸’ 등 고급 주택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까사미아도 서비스 질을 높여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까사미아는 본사와 매장간 핫라인 시스템인 ‘까사그램’을 시행해 PC와 스마트폰 등에서 접수된 고객 불편사항을 3일 이내에 시정하고, ‘배송기사 지정 예약제’를 도입해 안심하고 가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글=채윤경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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