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테크 특강] 환율의 예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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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환율이 지난 19일 한때 달러당 1천2백59.50원으로 상승, 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었다.

최근 환율이 치솟은 데는 북핵(北核) 위험의 증가, SK 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 경상수지 적자 등의 영향이 크다. 앞으로는 이라크전이 장기로 가느냐, 단기에 끝나느냐가 환율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듯하다.

이처럼 환율은 수많은 경제적 요인들에 좌우된다. 환(換)테크를 하기 위해선 환율의 향방을 예측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요소들을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요소 몇가지를 짚어보자.

우선 유가가 있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 유가가 급등하면 정유회사의 달러 결제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올라간다(원화가치 하락).

금리도 환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국내 금리가 올라가면 단기 외화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돼 환율이 내려간다(원화가치 상승). 우리가 가능한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을 찾아다니며 돈을 맡기듯 국제자본도 금리가 높은 나라로 이동하는 것이다.

유의할 점은 이 때 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이자율이라는 점이다. 1970년대의 우리나라처럼 명목 이자율이 외국에 비해 아무리 높더라도 물가상승률이 이보다 더 높다면 원화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진다.

이같이 물가가 오르면 통화 가치가 떨어지므로 환율이 올라간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물가가 상승해 수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수출이 줄게 되고,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 외국통화의 공급이 감소돼 환율이 오른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높아질수록 환율을 떨어뜨린다.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그 나라의 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높아져 투자가 늘어난다. 외환시장 측면에선 외국통화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므로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환율이 지나치게 급등락할 경우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경제를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환율이 급등락할 때는 한국은행의 개입여부, 시기, 지속 기간 등을 고려해 환율 예측을 해야 한다.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척도라 할 만하다.

더욱이 요즘은 세계가 날로 좁아지면서 외부 변수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갈수록 환율 예측은 어려워지는 셈이다.

권성호 외환은행 도곡역지점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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