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육 자활의 꿈 키워|경기도 여주군 여강중·상업고등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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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뱀을 사육, 자활의 꿈을 키우는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신접리 200 여강중·상업고등학 학교―.
학교 바로뒷산 숲속에 살무사·능구렁이등, 각종 뱀이 득실거려 학교주변은 물론 심지어 교실에까지 기어들어와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뱀 퇴치방안을 연구끝에 생각해낸 것이 바로 뱀사육. 산발적으로 잡아죽이는 것 보다 집단으로 뱀을 잡아 사육, 자활기금을 마련하자는 것. 이는 뱀에 의한 피해도 막고 수입도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
이같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사람은 이학교 교장 강린제씨. 강교장은 지난해 4월 자활운영계획의 하나로 뱀사육 방안을 마련, 김을곤 교사(30)에게 전담시겼다.
김교사는 3만원의 자활학교 운영기금으로 학교 뒤쪽에 12평 크기의 뱀사육장을 마련, 10여명의 고등학교 2∼3학년학생들을 동원해서 학교뒷산의 뱀을 생포, 지난해말까지 5백여마리의 각종 뱀을 잡아 키우기 시작했다.
김교사는 사육장안에 우물과 늪을 만들고 이속에 개구리·올챙이·메뚜기등을 잡아 넣어 뱀의 먹이로 했다.
독사·살무사·구렁이·물뱀·꽃뱀·황구렁이등 7종류의 각종 뱀은 알을 까고 새끼를 쳐 요즘은 8백여 마리로 늘어났다.
김교사는 이렇게 키운뱀을 생사탕집이나 일반 수요가들에게 판매, 그동안 2백여 마리를 팔아 1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뱀값은 일반적으로 비싼편. 독사류는 마리당 7∼8백원, 누런 구렁이는 부르는게 값.
대부분의 자활학교들이 양계·양돈·유실수재배·원예작물재배등으로 자활의 꿈을 키우는데 비해 이학교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뱀사육을 시도한 때문인지 이소식을 전해들은 서울·수원등지의 뱀애용가들의 주문이 잇달아 학생들과 교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올리기도.
강교장은 뱀을 사육한 뒤부터 공부시간에 슬금슬금 교실로 기어들어오던 뱀도 없어졌으며 학생들의 안전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올해안으로 2천마리의 뱀을 증식, 자활목표액 1백20만원을 모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원=정연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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