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병원마다 피가 모자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국 각 병원에 피가 모자라 을급환자 수술등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
여름철에 접어들며 일반매혈과 학생들의 헌혈이 크게 줄어든데다 지난 6월 오염혈액사건으로 서울시내 대부분의 사설혈액원이 문을 닫아 피의 공급원이 줄었기 때문.
이 때문에 일부병원에서는 수술을 미루는가 하면 「세브란스」등 병원에서는 보사부의 혈액고시가격 3천5백원(3백20cc 1병)보다 1천1백원이 비싼 4천6백원에 팔고 있다.
서울적십자사혈액원(원장 이상호)의 경우 각 병원으로부터 하루평균 3백∼4백병의 혈액공급을 요청받고 있으나 15일 핸재의 재고는 33병밖에 안되어 비상수단으로 15일상오 서울종노구혜화동 동성고등학교에 출장, 학생들로부터 헌혈을 받기도 했다.
보사부에 따르면 서울시내 혈액재고는 6월말까지만해도 7백60여병 이었으나 7월들어 계속줄어 15일현재 4백90여병으로 예년의 재고량 1천여병의 절반밖에 안되고 있다.
서울 적십자혈액원·서울의대·고려의대·한양의료원·「세브란스」·이대부속병원·을지병원·서울간호학교등 8개 채혈병원은 지난 10일 모두1백97병을 채혈한데 비해 반출량은 2백31병으로 34병을 재고에서 충당하는등 매일 20∼30병씩 줄고 있다는 것이다.
성모병원도 종전 피가 없어 수술을 연기한 일은 없었으나 지난10일 처음으로 수술을 3건이나 연기 했었다고 김학중원장이 밝혔다.
서울대부속병원은 종전에는 하루 20∼30병밖에 들지 않았으나 요즈음은 피가 모자라 수술을 포기한 병원에서 환자를 마구 보내는 바람에 40병정도 필요하다는 것. 이 병원 관계자는 매년7∼8월에는 장마와 방학이 겹쳐 헌혈 및 매혈자가 주는데다 일부 부유층의 사치성 수혈현상까지 겹쳐 혈액기근 현상이 빛어진 것이나 올해는 이같은 양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립의료원은 피를 마련할 길이 없자 지난10일에는 원장이하 전직원이 헌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사부는 피의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현재의 피1병 3천5백윈을 4천8백원∼6천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