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적봉, 경기 양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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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모름지기 등반은 만인미답의 처녀지를 개척함에 묘미가 있는 터지만 요즈음 같은 염천하에선 특히 인적 없는 무명의 산을 찾으면 거대한 폭포나 울창한 수림이 없더라도 탈속의 청량감으로 쾌적한 산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북한강변의 노적봉(경기도 양평군서종면)은 서울에서 하룻만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로서 드물게 원시의 적막감을 유지하고 있는 깨끗한 산이다.
아직까지 때묻지 않은 것도 해발3백m밖에 안되는 조그마한 암봉이기 때문.
그러나 여름철 산행 「코스」로선 두터운 산림에 청류가 흐르는 계곡등 구색을 갖췄고 송림사이로 가파르게 치솟은 암벽과 능선의 변화가 흥미로운 등반을 마련해 준다.
이바위 능선도 워낙 요철이 심해 보조「자일」없인 정복이 어렵고 나뭇가지에 매어 달리고 바위를 기어오르는등 아기자기한 탐험을 강요, 하산길의 계곡에서 더 할 수 없이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임진왜란 때 가마니를 이용한 위장전술로 왜군을 물리쳤다는 고사가 있어 노적봉이라 불리는 이산의 등반은 덕소와 팔당「댐」을 지나 남·북한강의 분기점인 양수리에서 북한강을 따라 약4km를 들어간 곳이 깃점이 된다. 여기까진 서울서「버스」로 약1시간반 걸리는데 (마장동 「터미널」서 문래리행 상오9시20분출발) 「노적골」이라 쓰인 커다란 바위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동쪽계곡을 따라 10여분 걸으면 으똑이 처럼 뾰족하게 생긴 암봉이 양쪽에 계곡을끼고 치솟아 있는데 이것이 노적봉.
왼쪽계곡을 따라 노적암자를 거처 우회하여 정상으로 올라도 되지만 조금 더 재미있는 등산을 즐기려면 암자에서 남쪽바위증선으로 곧장 오른후 정상에서 동쪽능선을 타고 내려오면된다. 산행시간 1시간반∼2시간. 서울행「버스」는 하오5시반과 7시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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