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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단 개편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기독교 파벌의 양대산맥을 이루며 신학적인 문제보다는 비신학적안 문제들로 극한의 감정 대립을 보이면서 서로를 이단시해온 NCC(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와 DCC(대한기독교연합회)가 최근 각종행사에서 자주 자리를 같이해 교계는 물론 일반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등을 맞대며 자리도 함께하지 않던 두 기독교 단체의 이같은 잦은 회동을 두고 일대 기독교계의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느냐는 성급한 추측까지를 낳고 있다.
지난 3월의 부활절연합예배, 지난 4월의 「통일교 이단 성명」, 지난 6월22일의 「나라를 위한 기독교연합예배」, 지난 1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가진 한국기독교 지도자협의회 결성 등이 잦았던 「회동」과 「연합」의 예-.
특히 l일 창립과 동시에 김윤식(예장<통합>총무·NCC측) 정봉조(예장<합동>총무·DCC측) 홍현설(감신대학장) 이봉성(성결교총무·중도) 지원상 목사(「루터」교총회장·중도) 등 5명의 소집위원까지 선출한 한국기독교 지도자협의회는 화해와 통합(?)을 위한 범교단적인 새로운 모임이라는 인상과 함께 이 같은 성급한 추측들을 상당히 뒷받침 해주고 있다.
기독교계에 이 같은 새로운 움직임을 태동시킨 배경적 요인으로는 개신교 종교 활동에 거의 독주해온 NCC가 금년 초 이후 일련의 사건과 함께 정돈상태에 빠지는 것과 때를 같이해 인지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교파간의 이해를 초월한 공동의 궤를 찾을 수 있었던 정과 최근 대규모 집회 등으로 세인의 관심을 끈 통일교·대한구국선교단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사이비시하는 기성 교단으로서의 공동방어 의식 등이 꼽히고 있다.
한편 사회문제 등에 열을 올리며 이목을 끌던 NCC가 긴박한 총력안보라는 명제 앞에 새로운 명분을 찾기 위해 고민하면서 생긴 기독교계의 어떤 힘의 공백을 메우고 이 기회에 사분오열된 개신교의 파벌을 한데 묶어보자는 의도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기독교계의 새로운 「모임」과 연합행사의 「무드」를 조성하고 이를 실천에 옮겨 나가는데는 한국기독실업인회(회장 김인득)가 음양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현재로는 NCC의 주도적 역할을 해온 기독교장로회가 적극적으로 일선에 나서지 않고 일부 「비자립적」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아 불투명한 상태지만 개신교 각 교파와 교단간의 분열이 이를 계기로 화해와 통합의 방향으로 발전돼 나갈 희망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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