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공기 단 유조선, 리비아 반군 원유 선적 … 정부측 "출항 땐 폭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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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동부 석유 수출항 에스 시데르항에 정박한 유조선 모닝글로리호. [에스 시데르 로이터=뉴스1]

리비아 정부의 폭격 위협에도 북한 인공기를 게양한 유조선이 8일 밤(현지시간) 반군이 장악한 항구에서 원유를 선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반군 장악 지역에서 원유가 수출되지 못하도록 노력한 리비아 정부의 노력이 무산된 셈이다. 국가 재정에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자체 재원을 확보한 반군을 통제하기가 더 힘들어지게 됐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 대변인은 이날 북한 인공기를 게양한 유조선 모닝글로리호가 리비아 동부 에스 시데르항에서 원유를 선적했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 자이단 리비아 총리는 TV에 나와 “유조선이 (원유 선적을 금지한) 리비아 정부의 지시를 무시한다면 항구를 떠날 때 폭격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국기를 단 유조선이 지중해에서 운항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인공기를 달았다 해서 북한 선박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NOC 대변인은 유조선이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소유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선박은 과거 걸프 글로리호로 불렸으며 최근 주인이 바뀌었다. 리비아 주재 사우디 대사관 측은 “사우디 정부와 유조선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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