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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떠나는 빌리·진·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테니스계의 여왕으로, 또 여권운동의 스타·플레이어로 불리는 미국의 프로·테니스 선수 빌리·진·킹 여사가 코트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73년 가을 한창 여성해방운동이 맹위를 떨치던 미국에서 백구의 성 대결을 자청, 당시 『여자가 잘났다고 까부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기고만장하던 왕년의 스타 보비·리그스를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3대0 스트레이트로 물리쳤던 킹 여사는 그로부터 일약 「세계의 여성」으로 다방면의 활약을 해왔었다.
윔블던·테니스 선수권 대회에서만 단식 5번, 복식 9번, 혼합복식 3번 등 도합 17번 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갖고있는 킹은 스포츠계의 백만장자 후보로 꼽힐만한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동안 여자선수에 대한 상금차별에 항의하는 투쟁을 맹렬하게 전개했다.
4세 때부터 공놀이를 시작하여 리틀야구단에도 들어갔던 킹은 11세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 6년만에 윔블던대회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종래의 여성선수들과는 달리 과감한 네트·플레이로 힘의 테니스를 과시하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나는 지금까지 눈요기로나 여겨왔던 여자테니스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말과 함께 킹은 1968년 프로·테니스계에 발을 들여놨다.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들었던 화제의 「성 대결」이후 잡지표지마다 금테안경에 짧은 머리의 이지적인 킹의 얼굴이 나타났고 TV에선 재치있는 사회자로, 그리고 상업광고에 이르기까지 빌리·진·킹은 정구코트 밖의 일을 많이 치러야했다.
『언제 은퇴하는가, 언제 아기를 낳을 예정인가』라는 물음을 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아왔던 킹 여사는 올해 31세로 결혼생활 10년의 주부다. 『당신의 재능을 절대 낭비하지 말라』는 남편의 격려로 오늘의 대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그는 어느 앞에서나 자랑하고있다. 현재 변호사개업을 하고있는 남편 랠리·킹(30)과는 로스앤젤레스 주립대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은퇴 후 그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운영해왔던 「우먼·스포츠」지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밝히고있어 앞으로 스포츠계와 여성문제에서의 활약은 그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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