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역은 쓸모 없는 아첨꾼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전후 급격한 발전으로 경제대국의 자리에 올라선 일본에선 이제 전후의 민주화아래서 자란 젊은 세대가 각 기업의 경영진에 진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개 40대 후반에서 시작되는 각 회사중역의 경우 이제는 군국주의 대두를 배경으로 전후 경제부흥을 몸소 실천한 세대들이 이 자리에 서서히 뛰어들게 됐다는 것.
이들은 전후입사에서 시작, 샐러리맨 중역으로 올라섰기 때문에 그들 나름대로의 활력과 자부를 갖고있는 세대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다이어먼드」에서는 이러한 샐러리맨출신 중역 1천2백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태를 조사, 그 면모를 파헤쳤는데 이 조사에서 보면 이들 새 세대 중역들은 사내합리화를 꾀하는데 있어서의 암적 존재는 바로 중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28·6%로 가장 많다는 것이다. 또한 사내에서 『없었으면 하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중역을 꼽는 사람이 가장 많아 27·7%를 차지했다.
이들은 중역을 뽑아올리는 인사관리제도에 대해 ①일본의 기업에선 아직도 이 인사가 능력주의 바탕의 공정성이 신뢰받지 못하고있다 ②아첨꾼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중역으로 오히려 출세한다 ③기업 안의 위계제도를 둘러싼 샐러리맨 심리의 어두운 부작용들이 드러난다. 즉 『진짜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우리인데』하는 불평불만, 또는 좌절감 같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중역의 자리는 샐러리맨으로서는 영광의 자리지만 바로 뒤쫓기는 자리기도 하다. 이들 샐러리맨 중역들의 경우를 봐도 출근시간이 상오8시에서 8시30분이 대부분이며 하오7시∼8시에 퇴근하는 중역도 적지 않다. 그리하여 이들의 일과를 보면 아침6시30분에 일어나 신문을 대개 2, 3종 슬쩍 훑어보고 전차로 출근하는 것이 대부분. 출근해도 하루 1시간정도 회의에 참석하고 하루평균 4, 5명에서 10명까지 바깥사람들과 면담을 가져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은 보통 3, 4시간이다.
하오7시면 귀가하고 1주일에 한두번 외식이나 마작 등 오락을 즐길 정도. 이들의 개인용돈은 한달에 A급이 3만엥에서 5만엥 정도다. 이러한 생활을 종합하여 볼 때 결국 샐러라맨 중역들을 보면 ①샐러리맨치고는 억세게 부지런한 편이고 ②공사를 불구하고 철저하게 해내는 모범생타입 ③항상 고분고분하고 아담한 청년, 이러한 모습들이다. <외지에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