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기교와 시적인 서정성에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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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정윤 피아노독주회가 중앙일보 주최로 18일(수) 밤 국립극장에서 열린다.
우리 나라의 중견피아니스트인 그는 오랜 연주활동을 통해 이미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그의 아름다운 톤에 직절스런 스타일의 표현으로 우아하고 세련된 연주를 들려줄 것이다.
그의 예리한 음악적인 음 감각은 비범한데 때로는 그 연주가 이지적이고 기계적인 면도 나타나며 담담하지만 결코 정서 또한 고갈되지 않는다.
그가 미국에서 돌아온 후 첫 독주회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뛰어난 기교에 정확함과 표현의 객관성은 시대에 부합된 주법이라 하겠다.
폭이 넓고 박력있는 폴티시모와 유연한 여린 음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기량은 피아노음악 본연의 영역을 개발하는데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날의 기교주의자에게서는 내적으로 음악의 깊이가 없어 때로는 공허감을 느낀다하지만 그에게는 지성적인 내용이 겸비돼있다.
이번 레퍼터리는 먼저 모차르트의 『환상곡D단조』를 연주하는데 자유스런 환상적인 또는 느린 아름다운 가락의 우수에 찬 즉흥성의 묘미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슈베르트의 유작 3개의 피아노작품에서 작곡자의 만년의 창작변화와 그 상상력을 충분히 재현시켜줄 것이다. 리스트 작곡 『바흐의 주제에 의한 전주곡과 푸가』 그리고 리스트의 『2개의 전설』은 이번 독주회에서 가장 흥미를 갖게 하는 작품으로 생각한다.
그는 리스트 음악에 깊은 조예를 갖고있는 것으로 보아 비루투오소적인 면과 치밀한 조형성에 깃들인 시적인 서정성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크게 기대하는 바이다.
◇박정윤 피아노독주회 레퍼터리
▲모차르트=『환상곡D단조 작품397』
▲슈베르트=『3개의 피아노 곡 작품946』
▲리스트=『바흐 주제에 의한 환상곡과 푸가』 『두개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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