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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거둬 야유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민폐를 끼치려는 말단공무원의 타성은 서릿발치는 서정쇄신작업의 소용돌이에도 아랑곳없다는 듯 민폐근성은 여전하다. 8일의 일요일, 서울시관하 도봉구도봉동사무소의 야유회행사에서 있었던 일.
서울도봉구도봉동직원 2O여명은 이날일요일을 틈타 수낙산에 야유회를 가면서 관내 다방·여관· 건축자재상·음식점40여개 업소로부터 찬조금조로 1개업소당 2천원∼3천원씩 거둬 야유회경비로 썼고 사무실에까지 술상을 차렸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모든 국민이 총화를 위해 서점쇄신작업을 하는데 어느 때라고 예전같은 민폐』냐고 찌푸린 눈쌀.
도봉구도봉동 D다방주인 윤모씨(29)에 따르면 지난 7일하오 도봉동직원 2명이 찾아와 『8일 야유회를 가는데 회비 5천원만 내고 같이 가자』고 말해 『부인이 아파 갈 수 없다』고하자 『그러면 벌금을 내시오』라고 해 2천원을 주었다는 것.
역봉동 K여인숙주인 김모씨(35)도 같은날 동직원 2명이 찾아와 16절지 백지2장에 적은 관내업소40여개의 명단을 내보이며 찬조금을 요구,『돈이 없다』고 하자『그러면 알아서 하라』는 바람에 2천원을 주었다는v것.
도봉동직원들은 주민들이 낸 돈으로 술과 음료수·음식 등을 장만, 8일상오9시에 통장소화영씨(49)인솔로「버스」를 타고 수낙산으로 야유회를 갔다가 비때문에 하오4시쯤 돌아와 동사무실 책장 위에 술과 음식을 펼쳐놓고 「파티」를 벌였다.
이에 대해 통장 소씨는 『야유회경비마련을 위해 동직원 1인당 1천원씩 내기로 했으나 관내 업소로부터 돈을 거두어들인 사실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동직원들이 8일상오10시쯤 수낙산에 놀이 갔다가 비 때문에 제대로 놀지 못한 채 동사무소로 돌아와 준비한 음식을 사무실에 차려놓고 하오6시까지 술을 마시며 놀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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