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땐 배당이 최고 … 우선주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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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우선주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코스피 대표주 삼성전자와 현대차만 봐도 그렇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초 보통주의 54% 수준이던 우선주 가격이 5일 현재 80%까지 올랐다. 주가가 하락한 탓도 있지만 84만원 수준이던 우선주 가격이 106만원으로 오른 요인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보통주 대비 32% 선이던 우선주 가격이 5일엔 56% 수준을 보였다.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현대차 주가는 부진한 반면 우선주는 꾸준히 올랐다. 2011년 말 40%에도 못 미치던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의 보통주 대비 우선주 가격은 올 3월 들어 57%까지 치솟았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주식이다. 의결권이 없다 보니 보통주보다 싸다. 사실 우선주 강세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선주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승세가 유독 가파르다.

 우선주가 선전하는 건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선주는 보통주만큼 가파르게 오르진 않는다. 하지만 가격이 낮고 배당은 더 많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자보다 다소 적은 수익이라도 안정적으로 얻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주식이다. 주식시장이 우상향하던 때 주식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주는 보통주를 투자 바구니에 담았지만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우선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었다.

 코스피가 횡보하면서 배당주펀드나 가치주펀드뿐 아니라 인덱스펀드의 매수 수요가 는 것도 우선주 강세를 부추겼다. 삼성전자 같은 대표 기업들이 주가가 부진하자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친화 정책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호재가 됐다.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진 것도 우선주 강세의 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이 우선주 투자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입을 모으는 건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유의할 게 있다. 보통주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선주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독주 현상이 뚜렷하다. 2000년 초만 해도 두 종목이 전체 우선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6%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80%를 넘는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두 종목을 제외한 다른 우선주는 여전히 보통주 대비 가격 격차가 역사적 하단에 머물러 있다”며 “소외돼 있는 우선주를 먼저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우선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우선주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우선주펀드뿐이다. 올해 들어 7%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 역시 우선주를 많이 편입하고 있다. KB배당포커스펀드와 신영고배당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배당에 기반한 우선주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마무리 국면에 왔다는 주장도 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주가 횡보 구간의 대안인 우선주가 지금은 쏠림의 극단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주 역시 주가 상승의 계기를 보고 투자하는 소위 모멘텀 투자 시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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