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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미 민간경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의 경제인들은 많은 나라의 민간경제인들과 쌍무적인 「경협채늘」을 구성, 민간『레벨」이 경제협력을 핵심적으로 주도함으로써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장 중요하고 전통적인 경협「파트너」인 미국과의 경제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하는 일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뜻을 지녀왔던 것이다.
정치적인 유대와 표리관계를 이루면서 해방이후 30년 동안 유지되어온 한미경협의 역사에서 우리나라는 초기의 모범적인 수원국이라는 단순한 유형을 탈피하여 이제는 손색없는 무역거래 상대국으로, 또는 믿을 수 있는 투자대상국으로 격상되었음은 실효 있는 경제협력이 보여준 큰 성과라 하겠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일어난 국제질서의 변화와 균형의 교란은 양국간의 이같은 전통적 경제적 유대관계에 크나큰 시련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석유파동을 고비로 한 국제경제질서의 근본적인 흔들림은 협력과 호혜를 기본적인 이상으로 삼아온 구래의 길서 대신, 국가이익·지역이익을 먼저 내세우는 보호와 장벽의 시대로 후퇴함으로써 통상투자증진을 통한 협력 「무드」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추세다.
이리하여 세계는 지금 어제까지의 협력「파트너」가 하루아침에 금수국으로 표변할 수 있는 상황하에 놓이게된 것이다. 우리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더라도 그동안 우리의 개발정책의 무정견 때문에 국제수지 면의 어려움이 더해진 것도 사실이나 그럴수록 협력상대국들의 안정적인 지원 없이는 그 고통을 감당하기도, 이를 극복하기도 더욱 어렵게 된 것이다. 한미경협의 가일 층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도지나사태이후 크게 달라진 극동의 정치·군사적인 역할의 변화다.
미국의 안보개념이 일본을 포함한 한국의 군사적인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은 최근의 인지사태로 더욱 「클로스업」되었는데, 「키신저」장관도 18일 거듭 『한국의 안보와 방어가 미국의 국익과 전 동북아 및 태평양의 안보를 위해 극히 중요하다』고 천명한바 있다.
이같은 미국의 안보관은 한국의 군사적 안보뿐 아니라 경제적 안정도 미국의 국가이익과 전적으로 합치된다는 자명한 논리의 귀결을 수반하는 것이다.
이는 곧 한·미 양국의 경제적 협력관계도 계속유지·발전되어야한다는 당위성을 더욱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미 양국간 정부 「베이스」협력 못지 않게 민간 「베이스」의 통상·투자확대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19일부터 무역회관에서 개막된 한미경제협의회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뜻깊은 회의로 간주 될 수 있다.
비단 미국 유수의 실업 인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우리는 이 회의가 한미 양국의 국익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당면 명제의 구체적인 해결방안 제시로 진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원칙 없는 개방이 아니라, 절도 있는 협력과 호혜라는 원칙아래서 그들에게 보다 자유로운 투자환경을 보장해주는 일일 것이며, 미국으로서는 한국을 단순한 상품시장·자본시장으로가 아닌 건전한 협력 「파트너」요, 믿을 수 있는 통상상대국으로 대우함으로써 양국의 경제이익에 모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의 협력관계 강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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