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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누명쓰고 악몽의 사지억류 3일-피랍 마야궤스호 밀러 선장 회견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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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싱가포르 18일=외신종합】「크메르·루지」포함에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미상선 「마야궤스」호 선장 「찰즈·밀러」씨는 타일 「싱가포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구출 작전이 전개되지 않았더라면 승무원들은 석방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발이 성성한 이 노 선장은 사흘간의 시련 중 최악의 순간은 미군기들이 승무원들을 본토로 수송중인 2척의 「타이」어선을 스쳐지나가면서 최루탄을 발사했을 때였다고 전했다.
「밀러」선장은 한때 미군기들이 어선에서 3m거리까지 접근 비행했으나 「크메르·루지」는 나포한 「타이」 어선장에게 총구를 겨누고 계속 항해할 것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 3일간 억류되어 있을 때 석방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 그는 꼭 총살형 아니면 교수대의 이슬로 사라질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밀러」 선장은 나포기간동안 「크메르·루지」군사령부로 하여금 우리 배에는 군수품이라고는 하나도 없으며 상업용 화물·면·의류·신발류가 전부고 이들 물건이 모두 「방콕」과 「싱가포르」의 상인들 것임을 납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말을 이었다. 「캄보디아」 해역에서 어로작업 중 나포되어 5개월 째 억류중인 「타이」어선 위에 구금되어 있었다고 말한 그는 『내가 「크메르·루지」군에 우리의 귀환만이 폭격과 해병대의 상륙을 막을 수 있다고 말을 꺼내자 그들은 그제서야 우리들을 석방시키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밀러」 선장은 「크메르·루지」군이 「마야궤스」호가 간첩사명을 띄었을 것으로 의심, 이 선박에 미 CIA(중앙정보국)나 FBI(미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타지 않았느냐고 다그쳐 묻는데는 하도 어이가 없어 맥이 빠졌었다고 힘주었다. 「밀러」 선장은 「크메르·루지」군의 포함 1척이 「마야궤스」호의 뱃머리너머로 여러 발의 포탄을 발사했으며 국제법에 따르면 이는 「마야궤스」호가 항행을 중지하지 않으면 격침 당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속도를 줄이고 몇 분 사이에 정선시켰다』고 나포당시를 설명했다.
「밀러」선장은 소총과 기타 무기로 무장한 「크메르·루지」군 7명이 「마야궤스」호에 승선, 포함 뒤를 따르게 하고 「풀라오와이」에 정박하기까지 담배를 비롯, 승무원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조리 빼앗아갔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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