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바일 올림픽' MWC 한국 개최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정부가 세계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것을 추진한다.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2019년부터 MWC를 한국에서 유치하기 위해 국제협력관실을 중심으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유치 가능성과 비용,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MWC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와 접촉해 향후 일정과 현지 분위기 등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미래부 핵심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꼽히지만 변변한 국제 IT 박람회가 없는 실정”이라며 “‘IT 코리아’의 위상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국내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유럽이 지배하던 IT 흐름이 동북아시아 3국으로 넘어오는 단계고, 한국은 그 중심에 있다”며 “대한민국 반경 1000㎞ 내에 수억 명의 인구가 상주하는 등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는 점을 GSMA 측에 피력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MWC 한국 유치 계획을 묻는 이우현(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윤종록 차관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MWC는 스페인에서 수차례 행사가 열려 바르셀로나가 MWC의 고향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치열한 경쟁입찰을 통해 개최지를 결정한다. 현재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전시회 유치권은 바르셀로나가 확보한 상태다.

GSMA는 스페인의 IT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참가 기업들이 바가지요금·소매치기 등에 대해 불만을 호소하고 있어 2019년부터는 다른 도시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올림픽·월드컵에 버금가는 경제유발 효과 덕분이다. 실제 바르셀로나의 경우 7년간의 MWC 유치로 총 35억 유로(약 5조3000억원)가 넘는 경제유발 효과를 얻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MWC는 입장료가 699유로(약 100만원)가 넘었지만 표를 구하기 힘들었고 기업들은 비행기 티켓과 호텔을 구하느라 전쟁을 치렀다. 이우현 의원은 “삼성·LG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IT·모바일 인프라를 갖췄기에 자격은 충분하다”며 “정부가 공식적으로 추진한다면 정치권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