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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체크」의 편지(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자유화를 부르짖던 『「프라하」의 봄』의 주역이었던 당시의 「두브체크」수상이 최근 연방의회와 민족평의회 앞으로 고발 서한을 보냈다. 소련 등 5개「바르샤바」동맹국에 의해 『사회주의의 「르네상스」』로 일컬어지던 자유화의 물결이 분쇄되어 항의의 소리가 사라진지 6년 반만에 침묵의 벽이 깨어진 것이다.
올해 53세의 「두브체크」는 어렸을 때 소련서 교육을 받은 뒤 귀국, 18세 때 공산당에 입당, 당 서기·당 간부회원·「슬로바키아」당 제1서기를 거쳐 68년1월 비「스탈린」화의 흐름에 따라 보수파였던 「노보트니」대통령 겸 당 제1서기의 해임 뒤 당 제1서기로 취임했다.
취임 3개월 뒤부터 사회주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 「신 행동강령」을 발표, 신문검열의 폐지·공안기관의 축소 등 사회주의 국가로서 획기적인 자유화를 단행, 『사회주의사회의 권력은 다만 하나의 당이나 당의 연합에 의해 독점되는 것은 아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체코」의 격렬했던 자유화운동은 소련과 동독 등 보수파의 반발로 단명에 그쳤다. 몇 차례의 경고 끝에 8월21일 소련군을 중심으로 한 「바르샤바」동맹군이 「체코」영내로 진공, 「두브체크」는 실각, 69년4월에 당 제1서기를 물러난 뒤 연방의회 의장으로 밀려났다가 「터키」대사직으로 쫓기는 등 전전하다가 이 자리에서도 해임되어 70년6월에는 당적을 박탈당했다. 「두브체크」는 현재 고향인 「블라티슬라바」에서 산림서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정치무대로부터 사라진 「두브체크」의 외침은 전에도 한번 서방측으로 흘러나온 적이 있다.
자유화의 기수로서도 활약한 전 「체코」국민의회 의장 겸 당 간부회원 「스므르코프스키」가 작년 봄 사망했을 때 그의 미망인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현정권을 비난했던 것이다.
이번 서한에서 「두브체크」는 『현 정권의 노선은 시민의 사회적인 생존과 시민권을 억압하고 있다』 『현 정권은 개인권력의 온존체제다』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당의 정책을 토의하는 가능성이 박탈되고있다』는 등 현 체제를 맹렬히 비판하고 있고 자기의 가족에 대한 감시나 미행의 실태도 밝히고있다.
이번 서한은 「체코」의 독립 56주년인 작년 10월28일에 「슬로바키아」어로 쓴 것이다.
이 서한을 「체코」 국내의 한 반 정권 인사가 「체코」어로 옮겨 국외로 가지고 나온 것을 「뉴요크·타임스」지가 인수한 것이다.
국외에서 현 「체코」정권 반대파의 잡지 「리스디」를 발행하고있는 「이지·페리칸」(전 당 중앙위원)은 『이 서한은 「두브체크」가 쓴 것임이 틀림없다』고 단언하고있다.
현재 「두브체크」에 관해서는 『자유화를 도중에서 포기했다』는 비판도 있으나 「체코」국내에서는 아직도 「자유화의 상징」으로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서한은 「뉴요크·타임스」·「업저버」(영국)·「수피겔」(서독)·「르·몽드」(프랑스)·일본「아사히」(조일) 신문 등에 동시에 연재될 예정인데 본사에서는 특약사인 「르·몽드」의 제공으로 이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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