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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각축…「젊은 정상」의 격돌-조치훈·가등 결승 5번 승부 일본프로 10걸 전 제1국 10일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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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 「아사히」(조일)신문주최 제12기 「프로」10걸 전의 결승 5번 승부가 오는 10일로 다가왔다. 준결승에서 임해봉 십 단을 누른 조치훈6단(18)과 「고바야시」(소림광일) 7단을 꺾은 「가또·마사오」(가등정부·28) 8단이 일본 「프로」10걸 우승을 다투어 다섯 차례 싸운다.
조6단과 「가또」8단은 「기다니」(목곡) 문하의 선후배간이며 두 사람 다 아직 「타이틀」을 쥐어보지 못했고 또 일본기원선수권 전에서 「사까다」(판전영남) 9단에게 똑같이 2연승한 후 3연패 당한 이상한 인연을 갖고있다.
두 대국자는 같은 문하생이고 가까운 사이지만 지금까지 공식대국에서 만난 것은 모두 두 번뿐. 73년의 대국에서는 조6단이 이겼고 최근 전 일본 제1위 결정전에서는 「가또」8단이 이겨 서로 1승1패. 또 이 바둑에서는 백을 든 쪽이 모두 이겼었다.
조6단과 「가또」8단의 볼만한 5번 승부를 앞두고 「팬」들의 관심은 「프로」10걸 전으로 쏠리고 있는데 일본「팬」들은 아무래도 「가또」8단 쪽을 응원하는 모양. 그것은 「가또」8단이 이번 말고도 지금까지 네 차례나 정상에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만약 이번에도 좌절된다면 「만년 도전자」라는 별명이 붙을 지경이기 때문에 동정표가 쏠리는 듯 하다.
실력으로 따진다면 물론 붙어봐야 알겠지만 조6단이 조금도 뒤질게 없고 오히려 더 앞섰는지도 모른다. 「가또」8단은 지금까지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조6단의 성적이 너무나 좋기 때문이다.
「가또」8단은 「이시다」(석전방부·27)9단, 「다께미야」(무궁정수·25) 7단과 함께 「기다니」문하 「3총사」의 한 사람이며 최 연장자. 입단은 「이시다」보다 늦었지만 8단 승단은 오히려 1년 앞섰다. 현재 9단인 「이시다」는 지난해 8단이 된 다음 명인·본인방 2관왕이 되었기 때문에 승단 전을 거치지 않고 9단이 되었다.
「가또」8단의 기풍은 한마디로 힘이 강한 역전파. 다른 사람은 상상도 못할 멀쩡한 대마를 때려잡는게 특기다. 그가 잡으려고만 들면 잡히지 않는 말이 없고 「대마부사」라는 바둑 격언도 그에게는 통하지 않아 『대마「킬러」「가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가또」는 59년 12세때 「기다니」문하에 입문, 64년 17세때 입단했다. 그 해에 바로 2단이 됐고 5단까지는 매년 승단, 69년 6단, 71년 7단, 73년 8단이 됐다. 그는 4단 때 이미 본인방전 「리그」에 들어갔고 69년 제24기 본인방전에서는 『최 저단 도전 기록인 5단으로 당시 임해봉 본인방에게 도전했었다.(4대2로 패배)
그 다음 70년(6단)엔 「프로」10걸 전에서 「하시모도」(교본우태낭) 9단과 정상을 다투었으나 3대0으로 2위에 그쳤고 71년 7단 때 전 일본 제l위 결정전에서 「오오다께」(대죽영웅) 9단에게 도전, 2대0으로 물러섰다. 또 73년도 제21기 일본 기원 선수권 전에서는 「사까다」9단에게 도전, 역시 2연승 후 3연패로 좌절.
이와 같이 그는 네 번씩이나 정상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타이틀」운이 없는 기사지만 조6단은 한번도 끼어보지 못한 본인방 「리그」에 계속 정착하고 있고 74년에는 연간 56국의 공식대국을 두어 「사까다」가 세운 최다국수 기록을 깨뜨렸다. 「가또」와 싸울 조6단은 금년들어 쾌조를 보이고 있다.
조6단의 최근 20국의 성적은 15승5패. 「사까다」에게 3번진 것과 「가모」·「오오다께」에게 한번씩 진 것을 빼면 작년11월이래 임해봉·「사까다」에게 각각 두 번씩 이겼고, 「오오다께」9단, 「다께미야」7단, 「고바야시」7단, 「다까가와」9단, 「이와모도」9단 「후지사와」9단 등 모두 15국을 이겼다.
「프로」10걸 전은 「타이를」보유자에 대한 도전전이 아니고 1위부터 10위까지의 「토너먼트」 결정전이란 점이 특색이다. 물론 1위를 차지해도 다음 기에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임해봉 십단이 계속 1위를 차지할 때 조6단은 8위와 10위를 차지했었다. 지난해 「가또」는 3위. 「프로」10걸 전의 상금은 이번 조6단과 「가또」8단의 5번 승부에서 이겨 1위를 차지하는 사람에게 1백만「엥」. 2위에게는 30만「엥」이 돌아간다. 승부와 관계없이 5번 승부의 대국료는 각기 85만「엥」. 3, 4위 전은 임해봉과 「고바야시」 간에 붙게되고 상금은 3위 10만「엥」, 그 다음은 10위까지 상금이 1만「엥」씩 줄어든다.
이번 「프로」10걸 전 본선에는 별항과 같이 쟁쟁한 기사 24명이 참가, 모두 탈락했다. 조6단은 「사또」9단, 「다까가와」9단, 「후지사와」9단, 임해봉 십단을 차례로 꺾었고 「가또」8단은 「다께미야」7단, 「가지와라」9단, 「고바야시」7단을 꺾었다.
10일부터 맞붙을 조치훈·「가또」의 대결은 「사까다」때처럼 노장과 신예가 아닌 같은 젊은 정상끼리의 대결로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두 대국자는 동문에 연령차가 적어 서로 절친한 사이지만 일단 바둑판 앞에 앉으면 「가또」의 힘과 조치훈의 패기가 맞붙어 반면엔 불꽃이 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경=박동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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