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앙뜨르몽」의 음악|그의 내한 연주를 기대하며|정진우 <피아니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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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의 현역 「피아니스트」로 첫손에 꼽힐 「필립·앙트르몽」은 무엇보다 그의 뛰어난 음반들로 우리들에게 가깝다. 「세계적인 음반」이라고 불리는 그의 「라벨」『피아노·콘체르토 G』 연주는 이미 「프랑스」의 최고 영예인 「디스크」 대상을 받은 바 있지만 그밖에도 「쇼팽」 「차이코프스키」 「리스트」 「드뷔시」 「베토벤」의 완숙한 「레코드」들은 하나같이 「필립·앙트르몽」을 「피아노」의 영웅으로 만들어버린 명집들이다.
1934년생인 「앙트르몽」은 이미 8세 때부터 유명한 「마르그리트·릉」 여사에게 「피아노」를 사사, 명인으로서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 15세에 「파리」 음악원을 졸업할 정도로 그 성숙이 빨랐다.
그는 숱한 「콩쿠르」에 입상하면서 「프랑스」인으로는 보기 드문 초인적인 연주가라는 평을 들어왔다. 「테크닉」에 있어서의 탁월한 개성과 「뉴요크·타임스」지의 평처럼 『자기가 소유한 모든 것을 음악으로 전달하는 천부의 재능』이 겹친 그의 연주는 특히 그가 미국에 「데뷔」한이래 열광적인 인기를 얻게끔 만들었던 것이다.
19세 나이로 「워싱턴」에서 첫 연주회를 가진 이래 불과 5년 안에 1백만장 이상의 「레코드」와 4개의 「디스크」 대상을 차지했다는 사실만 봐도 그가 얼마나 뛰어난 「피아니스 트」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필립·앙트르몽」의 「피아노」 연주는 특히 작품 해석에 있어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베토벤」이나 「스트라빈스키」「라벨」과 「리스트」를 「앙트르몽」은 그 나름대로의 해석을 바탕으로 연주하고 있다.
때문에 그의 「레퍼터리」는 언제나 다양하고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항상 새로운 신선감을 느끼게 한다.
그와 협연했던 「레오나르드·번스타인」이나 「유진·오먼디」 「폰·카라얀」 등 지휘봉의 거장들이 하나같이 놀라움을 표시하는 것도 「앙트르몽」이 남다른 개성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필립·앙트르몽」은 독주자로서 뿐 아니라 실내악 연주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으며 놀라운 것은 그가 지휘자로서도 활약을 한다는 사실이다.
「앙트르몽」은 요즘도 끊임없이 「유럽」과 미국에서 최고의 연주회를 열고 있으며 가는 곳마다 새롭게 평가되고 있을 만큼 발랄하고 예민한 연주를 계속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게되어 지금까지 「레코드」로만 친숙해왔던 그의 뛰어난 「피아노」 솜씨를 무대 위에서 직접 듣게되는 감격적인 순간을 한국 「팬」들은 벌써부터 크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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