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여성 복지 책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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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75년도 정부시책평가보고서가 작성됐다. 90명의 대학교수로 구성된 평가교수단은 여성문제에 대해 『일반적인 지위는 점차 향상되고 있으나 남성중심의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의 이해가 상충되는 현상이 표면화하고 있으며 특히 근로여성의 문제는 매우 시급한 해결이 요망된다』고 평가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사회 및 행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건의했다.
첫째, 여성문제는 남성 대 여성이라는 측면에서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여권운동은 지엽말단 적인 구호에 그칠 우려가 있다.
둘째, 여성단체들에 관한 문제인데 한결같이 여성의 권익옹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은 이렇다 할 활동도 없이 몇몇 간부들의 사유물로 전락한 인상을 주고 있다.
원인은 여성단체들이 대중적인 조직을 갖지 못했다는 것과 일반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으로 집약된다. 여성단체의 실질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체적인 조직이념확립이 시급하다.
세째, 근로여성을 위한 복지 책으로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한다.
①탁아소의 설치. 특히 농번기의 농촌에는 꼭 필요하다.
②농번기 공동취사. 노동생산력의 극대화를 위해서 식당과 연료를 공동제공하고 공동으로 관리하도록 한다.
③시간제 근로제도. 도시의 부유 노동력을 흡수해서 여가를 생산에 직결토록 한다.
④생활의 합리화, 가정생활 경영자로서 여성은 우선 생활 주변의 물질적·정신적 부조리를 극복해야 한다.
⑤건전한 사회기풍의 조성. 부유층이 솔선해서 퇴폐풍조를 없애고 검소하고 절제하는 생활풍토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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