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 러시아 국기 … 크림, 분리 독립 징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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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크라이나가 친서방파와 친러시아파로 갈려 분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트루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25일 의회에서 “위험한 분리주의 징후가 있다”며 “사법 당국과 영토 보전에 위협이 되는 이런 조짐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크림반도 지역에 대해 우려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흑해 함대가 주둔하는 세바스트폴의 시 청사엔 25일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 국기가 게양됐다. 새 시장으로 러시아 시민권자인 알렉세이 샬리가 지명됐다. “러시아 도시의 러시아 시장”이라는 게 이 지역 민심이다.

 서방은 분리 독립 운동으로 인한 사태 악화를 우려한다. 윌리엄 헤이글 영국 외무장관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우크라이나는 동·서방, 러시아와 미국의 게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며 연립 내각 구성이 지연되고 있다. 트루치노프 권한대행은 연립 내각 구성 시한을 27일까지로 연장했다. 오는 5월 25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을 위한 후보 등록과 선거전은 시작됐다. 로이터 등 외신은 복싱 헤비급 챔피언 출신의 야당 지도자인 비탈리 클리첸코가 출마를 선언했고,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아직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대량 학살 혐의로 수배 중인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측근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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