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그룹 기술력 총집결 … 태양광에 전력 투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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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오창공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LG그룹은 전력난 해소와 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태양광 모듈 설치가 가능한 전국의 모든 계열사 사업장에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진 LG그룹]

LG가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태양광’을 주목하고 있다. 그룹의 3대 축인 전자·화학·통신의 핵심 역량을 한 데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다음달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LG그룹의 주요 사업장 19곳 지붕에 총 19㎿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미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된 LG전자 창원·구미 사업장과 LG화학 오창 사업장 등을 합치면 23개 사업장에 총 27.4㎿ 규모다.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로는 국내 최대다.

 정규 규격 축구장 32개 크기와 맞먹는 23만1000㎡에 설치된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는 연간 전력 생산량이 22.8GW로, 7600세대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과 맞먹는다. LG그룹은 지역 전력난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연간 1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지붕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데 따른 단열 효과로 사업장 내부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LG의 지붕 발전소는 각 계열사가 가진 신기술의 결정체다. LG전자는 태양광 모듈을, LG유플러스는 열에서 바뀐 전기를 직·교류로 전환하는 전력변환장치(PCS)를 생산한다. LG화학은 전력을 모아놓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담당한다. 현재 태양광 시장에 투자하는 곳은 많지만, 계열사의 역량이 어우러져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춘 곳은 LG가 유일하다. LG는 지붕 발전소를 토대로 글로벌 태양광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엔진은 신사업으로 1등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철저하게 추진하라’는 구본무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특히 태양광 사업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지만, 신시장 수요가 늘면서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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