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선수 층 해결 시급|한국여자탁구의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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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캘커타」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전 대회선수권 자 한국여자「팀」은 결승에서 중공에 석패, 「코트비용·컵」을 물려주고 말았지만 세계정상급의 실력을 재확인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한국의 지보 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는 이에리사가 중공의 신예 갈신애의 요기에 맥을 못 춘 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중공과 크게 대조를 이루는 한국의 얇은 선수 층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여자탁구의 앞날에 최대의 관심사는 이에리사의 부심.
작년 「테헤란」대회이래 계속된 부조와 갈신애에의 결정적 패배를 묶어 『이에리사는 재기불능이 아니냐』는 이에리사 한계 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전 대표단감독 천영석씨는『이번 대회 일련의 경기를 통해 이에리사는「사라예보」때의 면모를 재현시켰다고 봐야 한다. 심각한「슬럼프」에서 단 50일간의 훈련으로 이 정도 회복한다는 것은 그의 튼튼한 기초 때문이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21세인데「버밍엄」대회가 열리는 77년이 오히려 선수로서「피크」를 이룰 시기』라고 말하고『향상 일로에 있는 정현숙도 이에리사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천영석씨는『문제는 이들이 좌절하거나 타성에 빠지지 앉는 정신력을 유지하느냐 못하느냐에 있다』고 지적, 『이 정신 역은 사회의 배려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더욱 절실한 과제는 우수선수 층의 빈곤.
이·정외에는 자신 있게 기용할 수 없었던 것이 대중공전 패인의 하나였다.
이점에 대해선 중공이 예선「리그」때부터 선수를 풍부하게 기용하고 대한국전에선 비장의 무기 갈신애를 내보낸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김순옥·김진희·손혜순 등 예비「스타」들의 육성훈련을 서둘러야겠다는 것이 탁구 계의 중론. 그러나 천영석씨는 이에 앞서 우수한 지도자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중공이 우리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으나 우리는 그들을 거의 몰랐다.
정보싸움에 우리가 졌고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통감했다. 우수한 지도자 3, 4명을 선정하여 연구원으로 위촉, 해외동향 파악과 기술개발을 전담토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끊임없이 해외선수들과 교류, 실전을 통한 경험을 쌓지 않으면 발전을 기할 수 없는 것.
또 농구·배구·축구 등 이 잦은 해외경기로 기술개발과 함께 「스포츠」외교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세계정상인 탁구가 외교의 실패로 친선경기의 길을 잃고 국내에서만 도사리고 있는 것은 시급히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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