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승인 않는 영국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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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세계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이「아마추어」선수들을 인정치 않음으로써 76년「몬트리올·올림픽」에 영국이 출전할 수 있느냐는 문제와 아울러 「아마」「프로」가 공존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도 심각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의 축구선수들은 약 1백10만8천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중「프로」가 8천명.
다른 나라의 경우도 그렇지만 영국의「프로」선수란 다른 직업이 없이「클럽」과 일정기간동안의 계약 밑에「개런티」를 받고 뛰는 선수를 말하며 이들은「클럽」을 통해 영국축구협회에 선수등록이 되어 있다.
반면「아마」는 취미로 하거나「프로」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돈을 받지 않고 축구를 즐기는 층으로 영국축구협회는 사실상 이들의 선수등록이나 관리에는 관계치 않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의 영국「아마」들은 금전거래에서 「프로」들을 뺨치고 있다는 것.
작년 영국에 유학했던 홍덕영씨의 말을 빌면 웬만큼 잘 차는「아마」들은 주급 3만원이상인데「클럽」에서 이들에게 돈을 주는 것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협회는 골치를 썩이다가 지난 27일「아마」와「프로」의 구별을 폐지, 그저 선수들을「플레이어」로 통칭키로 했다.
이는「아마」가 기왕에 돈을 받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현실인데 구태여「아마추어」라 할 수 없지 않느냐는 대의명분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아마」와「프로」의 구별을 없앤다는 것은 바로「아마」를「프로」로 동일시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어서「올림픽」출전을 앞둔 영국축구계에 문제점을 남기고 있다.
즉「아마」를 인정치 않는 현실에서는 영국의 「몬트리올·올림픽」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이점에 대해서 영국협회는 별 무관심이다.
그들은 80년의 「올림픽」때는 순수한 「아마」가 나와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느냐 면서 자기네는 「올림픽」보다 「프로」들의 대회인「월드·컵」에 치중하고 「아마」보다는 「프로」선수의 관장에 흥미가 있다는 표정이다.
이 같은 영국 측의 태도는 서독「이탈리아」등「프로」「아마」가 공존하고 있는 축구선진국에 영향을 주어「올림픽」등「아마」들의 대회는 퇴색하고 「월드·컵」등 「프로」들의 대회만이 판을 치는 날이 오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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