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가족이 준 선물 … 초코파이 최고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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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남북 이산가족들은 21일 개별상봉 때 각자 준비한 선물을 교환했다. 선물은 1인당 30㎏ 이내에서 준비할 수 있다. 남측 가족들은 주로 북한의 추운 날씨를 고려한 오리털 점퍼나 내의 또는 컵라면 등 생필품을 많이 준비했다. 영양제나 의약품을 갖고 간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목을 집중시킨 건 초코파이였다. 개별상봉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들은 대부분 “초코파이를 주고 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의 최고 히트상품이었다.

 초코파이만 16박스를 가져간 이명한(89) 할머니 가족들은 “초코파이가 북에서 그렇게 귀하다고 한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초코파이 두 개씩 모아서 계를 든다고 한다. 내다 팔면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가방에 넣을 수 있는 만큼 몇 박스 넣어 주고, 개별상봉 때도 호텔에서 따로 전해줬다”고 덧붙였다.

 올 초 미국 CNN은 개성공단 등에서 흘러들어간 초코파이가 북한 암시장에서 개당 10달러에 팔린다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가족들과 직접 연락을 할 수 없어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선물을 준비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에 북측 가족들은 대부분 술과 스카프나 보(褓) 같은 천으로 된 생활용품을 준비했다. 구급차에 실려 아픈 몸을 이끌고 찾아갔던 김섬경(91) 할아버지 가족들은 “평양술, 백두산들쭉술, 대평곡주, 상보(밥상보), 스카프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개별상봉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과거엔 일정 시간을 언론에 공개했으나 2010년 10월 18차 회담 때부터 북한 당국의 요구로 비공개로 바뀌었다.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얘기가 남측 언론에 나가는 걸 경계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측은 예전에도 우리 측 중계차에 동승해 화면을 검열하면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있으면 송출을 중단시키곤 했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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