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직 경찰관 청부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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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을 시켜 전직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붙잡혔다. 경북 칠곡경찰서는 21일 전직 경찰관인 PC방 업주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배모(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업주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살인교사)로 경북의 한 경찰서 장모(39) 경사를 긴급 체포했다. 배씨는 지난 16일 오후 10시42분쯤 경북 칠곡군 북삼읍의 한 PC방에서 업주 이모(48)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씨는 이날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이씨에게 마시게 한 뒤 정신을 잃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씨와 이씨는 북삼읍에 살면서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2010년 6월 경위로 명예퇴직한 뒤 PC방을 운영해 왔다. 경찰에서 배씨는 “장씨에게 2008년 4000만원을 빌렸는데 이를 탕감해 주고 사례비까지 주겠다고 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배씨에게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씨는 2008년 이씨와 칠곡군 한 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했다. 이때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이씨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줬다. 이씨는 주식투자 등으로 빚을 지자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1억원만 갚았다고 한다. 이씨는 빚을 갚지 못하자 지난해 2억원짜리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수급자를 장씨로 해뒀다. 또 보험 가입 사실을 장씨에게 알렸다. 경찰은 장씨가 돈을 받지 못하자 보험금 등을 노리고 청부살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22일 장씨에 대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장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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