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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손바닥만한 로봇 정찰기까지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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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번 전쟁에는 '스마트(똑똑한) 무기'들이 대거 동원됐다.

첫날 공습부터 자동위치확인시스템(GPS) 인공위성과 연계되도록 정확도를 향상시킨 신형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40여발이 투입됐고, F-117 나이트 호크 스텔스 전폭기는 정밀조준 폭격을 위해 위성유도 스마트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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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폭격기 등 하드웨어는 1991년 걸프전 때와 같지만 폭탄은 관성에 따라 목표 주변에 떨어지는 재래식 폭탄(일명 덤탄)이 아니라 전자폭탄.벙커파괴폭탄(벙커버스터).JDAM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폭탄들이다.

또 프레더터.글로벌호크 등 무인정찰기(UAV)와 시가지용 무인 정찰로봇이 실시간으로 이라크군의 움직임을 전송한다. 최초의 '정보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스마트 신무기=전문가들은 강력한 전자파를 발산하는 미사일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지휘.통제(C2) 벙커를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에 장착된 e폭탄은 순간적으로 원자로 10개가 생산하는 전력을 합친 것과 맞먹는 10기가와트의 전자파를 뿜어낸다.

이 경우 반경 3백30m내 컴퓨터와 레이더.통신망 등 모든 전자장비가 고장난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사거리 2천8백㎞로 지형과 상관없이 고도 1백m 내외에서 고정된 목표에 접근해 오차범위 수십m 내외의 정확한 명중도를 자랑한다.

이라크의 발전소와 송전시설은 '정전폭탄(blackout bomb)'의 공격 대상이다. 이 폭탄은 공중에서 분해되면서 2백여개의 탄소 필라멘트 섬유를 가득 담은 작은 캔을 뿌린다. 이 섬유들이 송전기 등에 엉겨붙어 전기공급을 끊는 것이다.

합동직격탄은 GPS 위성의 유도를 받아 사거리 16~24㎞에서 오차범위가 10~15m에 불과하다. 스텔스기나 폭격기에서 발사돼 이라크 방공망.공군기지.무기고 등을 노리게 된다.

두께가 수m가 넘는 벙커를 뚫을 수 있는 벙커버스터(GBU-28)는 후세인 대통령궁 지휘벙커와 생물.화학무기 저장벙커가 목표다. 그러나 대부분의 첨단 무기가 실전에 처음 투입되는 것이어서 효과는 전쟁이 끝나봐야 검증될 것이란 반론이 많다.

◆시가전 돕는 무인항공기=지난해 아프가니스탄전과 대(對)테러전에서 활약한 무인정찰기 프레더터는 그동안 헬 파이어 공대지 미사일을 14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개량형으로 발전했다. 바그다드 등 이라크 주요 도시의 시가전에 미리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중량 2.25㎏에 불과한 초소형 무인정찰기 '드래건 아이'와 정찰로봇 '팩보츠'는 골목 골목을 누비면서 이라크군의 매복 장소를 알아내 사전 폭격을 유도한다.

'섀도'란 이름의 무인정찰기는 공기의 화학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가 장착돼 있어 이라크군의 생물.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탐지한다.

동시에 16대의 탱크를 공격할 수 있는 화력통제 레이더를 장착한 AH-64D 아파치 롱보와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함재기 F-18 E/F 수퍼 호닛도 이번에 처음 투입되는 신무기다.

◆핵.방사능무기 사용 가능성=미 공군은 최근 2만1천파운드(9.5t) 규모의 초대형 재래식 수퍼폭탄의 실험 장면을 공개하면서 이라크전에 투입할 것을 시사했다.

공중폭발 초대형폭탄(MOAB)이란 이름의 이 수퍼폭탄은 GPS위성의 유도로 목표상공에서 폭발하면서 핵폭발처럼 버섯구름과 후폭풍을 유발시켜 이라크군에 핵전쟁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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