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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요법으로 정신병 치료한다고|52명 쇠고랑 채워 감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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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교회에서 신앙 요법으로 정신 이상자들을 치료한다고 수년동안 손발에 쇠고랑을 채워 방에 가두고 때로는 강제 노동까지 시킨 것이 밝혀졌다.
광주시 서구 용봉동 495의 3 대한예수교 장로회 광주 용봉 교회 목사 은희남씨 (50)는 지난 68년부터 교회 안 「블록」집에 1평 남짓한 방 20여개를 만들어 신앙 요법으로 정신 이상자·「알코올」 중독자 등을 치료하는 교회 부설 「사랑의 집」을 운영, 현재 52명 (남자 42명, 여자 10명)의 정신 이상자와 「알코올」 중독자 등을 손발에 쇠고랑을 채워 1방에 2∼5명씩 집단으로 감금시켜놓고 있다.
교회측은 이들의 부모들로부터 매월 치료비로 5천원에서 1만원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감금 돼 있는 방은 침구·의류 등이 불결하고 목욕을 자주 시키지 않아 악취가 풍겨 불결한 환경을 이루고 있으며 벽에는 「나를 집으로 보내주오」라는 낙서가 씌어 있기도 했다.
김용택씨 (30·전남 강진군 병영면 지로리) 는 군복무시절 머리를 다쳐 정신착란증으로 의병제대를 해 지난 70년1월9일 부모들의 권유로 이곳에 와 매일 상오 4시30분과 하오 7시에 두차례씩 예배를 볼뿐 이렇다할 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가끔 목사가 경영하는 광주 무사산에 있는 목장에 끌려가 풀베기 등 노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에 쇠고랑을 채워 침대에 묶여 있는 김영환씨 (40·전남 고흥군 고흥면 옥하리)는 70년10월초쯤 광주 시내에서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끌려가 이곳으로 인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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