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두뇌 많이 쓸수록「스태미나」약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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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반적으로 두뇌를 많이 쓰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섹스」에 약하다는 믿음은 비교적 뿌리가 깊은 것 같다.
「스태미나」가 입으로만 올라붙었다는 자학적(?)인 표현에서도 그 믿음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흔히 영화나 소설에서도 정신작업을 하는 남자가「섹스」의 무능으로 비교적 육체적인 작업을 하는 남자에게 여주인공을 뺏기는 식의 얘기를 즐겨 다룬다.
머리를 쓸수록「섹스」에는 무력해진다는 뜻이렷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의학적으로 볼 때 한갓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정신작업을 하는 사람일수록「섹스」에 강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섹스」를 지배하는 것은 일반이 알고 있는 것처럼 성「호르몬」이 아니라 정신기능을 수행하는 대뇌이기 때문이다. 좀더 정확히 말한다면 뇌 전체의 90%쯤 차지하고 있는 대뇌피질이「섹스」를 지배한다.
뇌의 진화가 고도화될수록 성「호르몬」의「섹스」지배력은 약화되고 대신 대뇌피질의 지배력이 증대된다. 성행위에 있어서 사람과 동물이 다른 점은 바로 이점이다.
사람보다 뇌의 진화가 뒤진 동물의 경우 성욕이나 성행위는 거의 성「호르몬」의 분비에 의해 이루어진다. 주기적인 발정이라는 현상이 바로 이러한 사실을 입증해준다.
물론 인간에게도 이와 같은 동물적인 생리가 다소 남아있긴 하지만 그러나 성「호르몬」보다는 대뇌피질의「섹스」지배력이 절대적으로 압도한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볼 때는 두뇌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섹스」에 강해진다. 단지 정신적인 피로나「스트레스」가「섹스」를 약화시킨다는 사실은 명심해야겠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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