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힘겨워질 겨우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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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 월동비는 작년보다 얼마나 더 부담이 늘까-. 2년째 접어든「에너지·쇼크」및 경기침체 속에 경유·연탄을 비롯, 김장·겨울옷 걱정까지 닥쳐온 서민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기만 하다. 수출 부진으로 동 내의 값이 10%가량 내리고 무·배추 등 김장값이 전체적으로 30여% 내릴 전망이지만 가장 큰 몫인 연료대가 50% 껑충 뛰어 5인 가족 표준 월동비는 작년보다 2만4천 원이 더 들것으로 보이는 우울한 계산. 항목별 겨우살이 가계비용을 점검해 본다.

<난방>
연탄파동과 지난해보다 70%나 오른 석유 류 값 각종 난방기구 가격의 20∼30%인상 등으로 겨울채비 중 가장 큰 문제.
더군다나 본격적인 겨울철에 들어서면 유류값·난방기구 값 등 이 모두 15%이상 더 치솟을 것이라는 상인들의 전망이다.
건평20평인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이 모씨(45·회사원·5인 가족·월 수 10만원)집은 4평 짜리 마루에 석유난로 1개와 3개의 연탄아궁이를 갖고 있다.
지난해는 석유난로에 월1백80ℓ의 석유가 들었고 연탄은 하루 3∼4장씩 땠다. 그러나 올 겨울에는 연탄 질이 떨어져 하루9∼10장을 때야 하고 석유 값도 50%이상 올라 난방 비를 작년의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올려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었다.
경유를 사용하는「보일러」시설을 해 놓은 주택의 경우 20평형은 월 3「드럼」, 30평형은 5「드럼」을 소비하게 되는데 경유 값이 요즘 지난해보다 50% 인상된「드럼」당 1만1천 원으로 올라 지난 겨울보다 2배 이상의 연료비를 감당해야 한다.
또 서울세운상가와 동대문·남대문 등 시장·을지로의 난방기구 상들은 올 들어 원자재 값과 물품 세·인건비 등 이 올라 난방기구 값이 부쩍 뛰었고 특히 작년 말 유류파동 이후 석유난로가 생산되지 않아 재고품이 떨어지면 품귀현상마저 빚을 것 같다는 우울한 전망이었다.

<김장>
고추·마늘 등 양념 값이 뛰었으나 무우·배추 값이 오히려 내려 5인 가족표준 작년보다 6천6백50원 정도 싸진다는 계산이다.
5인 가족인 P씨(35·대학교수·서울서대문구 대조동88)의 경우 지난해 김장값은 ▲배추 50포기(상품·이하 같음)9천원 ▲무우 80개 6천원 ▲마늘 3·75㎏ 4백50원 ▲고추 3·6㎏ 2천7백원 ▲새우젓 4·5㎏ 1천2백원 ▲멸치젓 4·5㎏ 9백원 ▲소금 30㎏ 7백원 등 모두 2만9백50원이 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마늘이 1백% ▲고추가 55% ▲소금이 35%로 양념 값이 크게 비싸졌으나 배추와 무값이 각각 5l%와 53%씩 내려 전체김장 비용은 지난해보다 32% 적은 1만4천3백원쯤 들것으로 잡고 있다.

<의류>
의류는 섬유류의 수출부진으로 국내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작년보다는 9∼10%씩 값이 내렸거나 비슷한 수준.
P회사과장대리 J씨(42·서울 용산구 후암동110)는 내외가 내의 한 벌씩과 양말 두 켤레씩, 세 자녀는「스웨터」와 내의 한 벌씩·양말 두 켤레씩을 각각 사 입기로 해 겨울옷 값은 1만7백원이 들게 됐다.
이는 지난해 표준 1만1천7백원보다 1천 원이 덜 먹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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