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소급에도 「남북 격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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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식량 수급에 있어서도 남북 격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적인 공급 부족에 대하여 지역 격차가 가세됨으로써 식량문제는 더욱 심각화 하고 있다. 우선 75년도 중(74년 7월∼75년 6월) 세계 소맥 생산고는 74년의 3억6천7백80만t보다 1천6백만t이 적은 3억5천1백60만t으로 감소될 전망인데, 이에 반해 인구 증가와 소득 증가 때문에 소비는 계속 늘고 있어 72년부터 시작된 재고 감소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량 절대량의 부족 전망으로 식량의 매점, 투기 사태가 일어나 가난한 후진국들은 식량 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식량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수출 규제 움직임은 식량 수입국에 더욱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다. 이런 정세 아래서 11월 5일부터 2주일 동안 「로마」에서 열리는 「유엔」 세계 식량 회의는 남북간의 심각한 대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진국은 세계 인구의 29%밖에 안되나 세계 곡물의 55%를 생산하고 있는데 비해 세계 인구의 47%를 안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세계 식량 생산의 29%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선진국은 식량이 남아도는 대신 개발 도상국은 심각한 식량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이다.
또 선진국은 식량 자급율이 낮아도 수입해 올 경제력이 있지만 개발도상국은 가뜩이나 부족한 외화 보유고에서 식량을 수입하느라고 고통이 가중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선 곡물 가격의 폭등으로 국제 수지가 악화되어 경제 개발 계획까지 지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아시아」개발 도상국은 공통적으로 식량 위기에 휘말리고 있다.
1인당 영양 수준을 보더라도 선진국 평균은 3천39「칼로리」로서 보건 필요 수준을 20%정도 상회하고 있는데 비해 개발 도상국 평균은 필요 수준보다 5∼10%낮은 2천2백「칼로리」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세계 인구의 24%를 점하고 있는 「아시아」개도국은 영양 수준이 그런 「칼로리」수준으로 필요 수준보다 12%낮다. 현재 1인당 보건 필요 「칼로리」는 2천3백「칼로리」다.
영양의 질적 내용에서도 남북 격차가 두드러진데 개도국은 전체의 60∼85%를 양곡에, 8%를 동물성 식품에 의존하고 있으나 선진국은 곡류에 30%, 동물성에 34%를 의존하고 있다.
72년 세계적 흉작 이후 이러한 남북간의 영양 격차는 더 심화되어 선진국은 계속 향상된 대신 개도국은 오히려 저하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앞으로 곡물 공급이 핍박해지면 곡물 의존도가 낮은 개도국이 더 심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곡류에 대한 소득 탄성치는 「마이너스」경우가 많다.
또 곡물 수출 여력을 갖고 있는 선진국은 자국의 필요성이 저하되어 생산을 조정하거나 수출을 줄이려는 경향마저 있어 앞으로 계속 수입 곡물에 크게 의존해야 할 개도국에 더욱 암영을 던져 주고 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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