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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먼의 눈 부상은 각본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검은 대륙「아프리카」의「자이르」에서 암흑의 시간인 상오3시에 거행케 된 세계「헤비」급「복싱」「타이틀·매치」「포먼」-「알리」의 경기는 갖가지 화제와 수수께기 속에 세기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서독「슈피겔」지는 당초 이 경기가 9월25일에 열리려다가 10월30일로 연기된 주인인「포먼」의 눈 부상이 계획된 각본에 의해 이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줄거리를 보면-. 「알리」-「포먼」의 대전연기 이유가 됐던「포먼」의 안면부상은 미리 계획된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포먼」의 오른쪽 눈썹 위가 찢어진 것은 연습도중에 생긴 일이긴 하지만 이는「포먼」이 스스로 상처를 입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즉 그의「스파링·파트너」였던「빌·맥머리」가 연습도중 팔꿈치로「포먼」의 눈언저리를 스쳐 상처가 난 것은 그가 얼결에 팔꿈치를 올려 방어하지 않을 수 없도록 「포먼」이 난폭하게 두들기며 「대수」한 결과이다. 「모먼」은 이때 치켜올린「스파링·파트너」의 팔꿈치에 스스로 부딪치도록 되어 있었으나 흥에 겨워 너무「대쉬」했던 탓으로 처음의 의도했던 것보다 두 배나 눈 위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이처럼 「모먼」이 스스로 상처를 입은 것은 단순히 경기일자를 늦추기 위한 주최자들의 요구 때문이었다. 주최자 측은 예정대로 9월25일에 경기를 진행시켰다가는 당초 예상했던 수입을 올릴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즉 대전 1주일 전에 이미 수입미달의 예측이 내려「프로모터」와 이를 대대적으로 후원한「모부투」「자이르」대통령을 당황하게 했다.
이러한 징후는 우선 몰려들 줄 알았던 관광객이 숙박시설의 미비·관광객에 대한 바가지 등으로 예상의 절반도 미치지 않았던데 있다. 그뿐 아니라 최소한 2천만「달러」(80억 원)로 확실시되던 순익이 여의치 않게 됐던 데도 있다. 주최자 측은 당초「붐」만 일으켜 세계를 들뜨게 하면 4천만「달러」쯤은 거뜬히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이「붐」을 일으키는데 너무 시간이 짧다고 판단, 시간적 여유를 벌자고 생각했던 듯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실제적으로 이 경기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한「리스넬리아」라는 흥행회사의 존재다. 당초 이 경기를 기획하고 주선한 군소 투자가에 대한 배당금과 운영자금·「파이트·머니」를 주고 남는 순익 중 42%가「리스넬리아」에 돌아가도록 되어 있는데 이「리스넬리아」 의 정체가 수수께끼다.
「파나마」국적으로「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투기업체는「자이르」에서 여러 가지 사업에 관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번 시합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모부투」대통령과「리스넬리아」사의 이해관계가 어떻다는 것은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모부투」대통령이「리스넬리아」에 특혜를 베풀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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