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주자들 돌출변수에 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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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야의 경기지사 후보들이 ‘외부 변수’ 때문에 조바심을 태우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김문수 현 지사의 불출마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4선의 정병국·원유철 의원과 4선 출신인 김영선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당내 관심은 오히려 남경필(5선) 의원의 출마 여부에 더 쏠려 있다. 여론조사에서 남 의원의 강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 5~7일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경기지역 새누리당 후보 지지도에서 남 의원은 27.5%의 지지율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7.5%, 출마 미정)과 원유철(6.7%)·정병국(6.3%) 의원 등을 크게 앞섰다. 남 의원(45.5%)은 민주당 김진표 의원(23.5%)과 안철수 신당 후보로 대입한 김상곤 경기교육감(19.9%)과의 3자 대결에서도 우세를 점했다. 하지만 남 의원은 당 지도부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 출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 의원은 1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도 “국가와 당을 위해 국회에서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그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에 다 차출하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남 의원이 끝까지 지도부의 권고를 외면하긴 힘들 것이란 관측도 많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정복 장관의 출마 여부도 변수다. 만약 유 장관이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박심(朴心)’이 실렸다는 의미로 해석돼 경선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불안정한 구도에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 의원은 “당에서 특정인을 미는 것은 불공정 경선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원 의원은 “누가 후보가 돼도 이길 수 있는데 웬 차출론이냐”고 반발했다.

 민주당 후보군인 원혜영(4선)·김진표(3선) 의원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들이 신경 쓰는 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의 ‘수도권 빅딜설’이다.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서울시장은 민주당 후보로, 경기지사는 안철수 신당 후보로 단일화하는 시나리오다. 김 의원은 “당선만을 목적으로 하는 단일화는 국민들이 ‘이제 신물이 난다’고 말한다”며 “과거 사례를 봐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원 의원 측도 “단일화라는 게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몰라도 당 지도부가 인위적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안철수 진영과의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빅딜설은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 영입설이 나오는 김상곤 교육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3월께 도지사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하·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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