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조카 샤이엔, 프로대회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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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의 조카인 샤이엔 우즈(24·미국·사진)가 프로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는 9일 호주 골드코스트의 로열 파인스 골프장에서 끝난 유럽여자투어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9타, 최종합계 16언더파로 우승했다.

 4세 때 할아버지 얼 우즈의 지도로 골프를 시작한 샤이엔은 어릴 때부터 ‘골프 황제의 조카’로 관심을 받았고 아마추어 시절 30회 우승을 했다. 2년 전 프로로 전향했는데 관심에 비해 첫 우승이 늦은 셈이다.

 3촌 친척 간 공유 유전자는 4분의 1이지만 그의 아버지가 타이거의 이복 형이라 샤이엔과 골프황제가 공유한 피는 8분의 1에 불과하다. 샤이엔은 삼촌처럼 골프계를 흔들 선수까지는 안 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샤이엔은 지난해부터 LPGA 투어를 두드렸으나 실패해 유럽여자투어에서 뛰고 있다.

 그럼에도 비슷한 점은 많다. 샤이엔은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고 있다. 또 퍼트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타이거는 프로 데뷔 때부터 장타와 천부적인 쇼트게임 감각, 얼음처럼 차가운 멘털을 보여줬다. 삼촌의 흔적이 가장 많이 보이는 부분은 끝내기였다.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같던 타이거처럼 샤이엔의 끝내기는 멋졌다.

 한국계 호주 교포인 아마추어 이민지(18)가 끈질기게 추격했다. 2타 차 3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지는 6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 샤이엔을 따라잡았다. 샤이엔은 바로 다음 홀인 9번 홀에서 핀 한 뼘 옆에 볼을 붙여 도망갔다. 2타 차로 앞서던 17번 홀 샤이엔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다. 이민지는 핀 1.5m 옆에 붙였다. 샤이엔이 파를 하지 못하면 분위기는 이민지 쪽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였다. 샤이엔은 먼 거리 벙커샷을 핀 1m에 붙였다. 그러자 이민지가 짧은 버디를 넣지 못했다. 샤이엔은 파 5인 마지막 홀에서 2온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 지었다.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는 안니카 소렌스탐이 3회, 카리 웹이 8회 우승한 권위 있는 대회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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