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클리닉] 신용불량자가 된 딸 (전문가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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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0대 신용불량자들의 상담을 받아 보면 과소비가 원인인 경우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훨씬 더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20대 초반 여성들은 과시형 소비 때문에 고생하는 사례가 많지요.

특히 따님은 경제.금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사회에 진출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들어 사회에 진출한 언니들에 비해 명품 구매 충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님을 단순히 신용불량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합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과소비가 가져오는 피해를 인식하고 올바른 소비.경제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일입니다. 소비자 교육 관련 책자나 신문 경제면 등을 읽도록 하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따님의 경우 부모님이 신용카드 대금을 대신 갚아줬기 때문에 반성 기간이 짧을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소비 행태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지요.

따님이 빚을 졌던 금융기관을 방문하거나 내용증명을 보내 카드를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청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금융기관에서 '메시지 등록'이란 절차를 통해 부모 동의 없이는 다시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주기도 합니다.

윽박지르며 혼내기보다 따님이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보십시오. 가족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런 일이 재발한다면 혼자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공론화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끝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절대로 사채를 얻어서 빚을 대신 갚아줘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자칫 부모님까지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 워크아웃 등을 포함해 신용불량 문제는 신용회복지원위원회(02-6362-2000)에서 무료 상담을 해줍니다. 광주 지역의 경우 매주 토요일 광주은행 9층에서 위원회의 지방출장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운택 <신용회복 지원위원회 심의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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