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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잡힌 북괴 위장 간첩선의 실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이제 겉으로 평화를 위장하면서 실제로는 온갖 음흉한 수법으로 대남 도발을 일삼아 오던 북괴 대남 전략의 정체를 역력하게 볼 수 있는 꼬리를 잡게 된 것이다.
20일 대 간첩대책본부는 같은 날 새벽 우리나라 서해 어청도에 침투하려던 북괴의 어선가장 쾌속 간첩선 1척을 포착, 피아 간에 총격전을 벌인 끝에 이를 격파하고, 선체와 다수의 노획품 및 승무원시체 5구를 인천항으로 예인중이라 발표한 바 있었던 것인데, 기일 하오4시 그 보기 흉한 몰골들이 양륙 공개됨으로써 그 동안 수없이 자행된 해상에서의 북괴 대남 무장도발의 악랄성이 움직일 수 없는 물증과 함께 처음으로 전세계에 폭로되고야 만 것이다.
지난번 6·25 24주 기념일을 맞이하면서 우리나라 국방부는 작년 8월 이후 북괴의 우리나라 영해침범이 무려 5백여회에 달했고, 그 중에도 특히 접속수역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도발이 11회에 달한다고 공표 한바 있었다. 최근만 하더라도 백상도 근해에서의 우리나라 어선 2척의 격침 및 납치사건(2월15일)을 비롯, 동해에서의 우리측 해양경찰대 경비정 피침사건(6월28일), 부산 앞 바다에서의 북괴간첩선 격침사건(7월2일) 등등 반민족적이며 비인도적인 해상무력도발행위가 간단없이 저질러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괴는 오히려 이를 우리측에 의한 도발이라고 역선전 공세를 일삼아 왔던 것이다.
이는 북괴가 바다에서의 위치표정의 모호성을 이용하여 대남 도발을 일삼으면서도 한반도긴장조성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함으로써 국제적으로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써왔기 때문인데, 그들의 이 같은 음흉한 공작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은 그 동안 그들이 주력해온 쾌속 소함정주의에 따른 해군력 증강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측은 그 동안 동·서·남해안의 영해 안에서까지 빈번한 도발을 당하면서도 쾌속으로 달아나는 저들을 추격 끝에 놓치거나, 아니면 기껏 영해 밖 망망대해 상에서 격침이라는 응징만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뜻에서, 이번 요격에 참가한 우리 해군A함(함장 정현경 대령) B함(함장 권장호 대령) 및 C함(함장 김종호 중령) 등이 올린 전과는 단순히 북괴의 쾌속간첩선 1척을 격파하여 그 선체를 전리품으로 노획했다는데 그칠 수 없는 수훈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최신식장비로 중무장하고 시속 40「노트」의 쾌속을 낼 수 있는 이 위장간첩선이 엄연한 우리 영토인 어청도 근해에까지 깊숙이 침투했다가 우리 해군의 효과적인 요격으로 그 기도를 좌절당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감행된 북괴의 위장평화 공세의 실체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처음으로 뚜렷한 물증을 가지고 세계에 증언을 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하며, 이는 곧 한반도의 긴장조성과 평화파괴의 원흉이 누구였던가를 국제사회에 역력히 보여주는 것도 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해군이 올린 이번 전과는 북괴의 거듭되는 해상도발에 대하여 지금까지 왜 빈번히 당하고만 있는가하던 국민여론에 대하여 우리 해군력의 건재를 과시해 주는 증거도 될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에게 오랜만에 자신과 용기를 북돋워줄 뿐 아니라, 북괴의 무분별한 대남 도발전술에 대해 최초의 유효 적절한 경고를 울린 것이 될 것이다. 오직 힘만을 믿고, 무모한 무력적화통일정책을 공언하고 있는 북괴, 김일성 도당들에게 이번 전과는 그들의 위험주의가 이제 결코 성공될 수 없다는 것을 납득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이 모든 점에서 이번 인천항에 예인 양륙된 북괴간첩선의 선체 및 전리품들은 그 전부를 국민과 세계 앞에 널리 공개하여 북괴의 음흉하고 비인도적인 대남 도발행위가 결코 용서될 수 없다는 것을 실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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