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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갱년기 불안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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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갱년기 증상은 남자에서 보다 여자에서 더 흔히 나타난다. 여자에게는 폐경이라는 갱년기의 뚜렷한 하나의 이정표가 있음에 반하여 남자에서는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자의 갱년기 증상은 상열 또는 상기가 가장 특징적인 것이며 그밖에 심계항진, 가슴이 뛰는 것), 피로감, 권태감, 두통, 불면, 관절통, 불안, 우울감, 얼굴이나 손의 부종 등 정신적인 것과 여성「호르몬」부족에 의한 부인과적인 것이 있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이러한 증상은 갱년기부인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10내지 20%에서만 나타난다. 남자에서의 갱년기 증상은 여자의 경우보다 덜 뚜렷한 편이지만 정력의 감퇴, 피로감, 무력감 등이 나타난다.
이들 갱년기 증상은 의학적으로 크게 세 가지 원인으로 설명된다. 첫째는 심리적 또는 정신 신경적인 것, 둘째는「호르몬」과 관계되는 것, 셋째는 중년 후에 잘 발생하는 소위 성인병에 의한 것이다. 우선 심리적인 또는 정신 신경적인 것을 검토해보자.
갱년기 증상은 정신 신경적으로 불안한 부인에게 더 잘 나타난다. 성격적으로 내향적이면서 비관적이고 감상적인 분에서 더 흔히 나타난다. 그러나 가정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우하여 좌절감에 빠져 있을 경우에도 갱년기 증상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갱년기란 1년 사철에 비유하면 가을에 해당된다.
가을이 1년의 수확기로 오곡이 풍성하고 기후가 좋고 단풍이 아름다워 이를 황금의 계절로 맞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낙엽과 겨울을 앞둔 어두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사람도 있다. 40∼50대에 자녀들의 교육도 끝내고 결혼도 시키는 등 경사스러운 일이 있는 반면, 자녀들을 떠나보낸 후의 공허감도 있다.
갱년기를 맞이하는 마음의 자세에 따라 갱년기증상도 달라진다. 갱년기가 노쇠의 시작이라는 자세보다는 원숙한 인생의 시작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하지 않았는가? <민병석 박사(「가톨릭」의대 내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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