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스튜어디스」2명 미국서 연쇄 증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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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한항공(KAL)의 국제선근무「스튜어디스」어해순양(가명24·서울용산구청파동3가128의4)과 이경숙양(가명·26·서울성동구신당2동432의1660)등 2명이 미국에서 23일간격으로 잇달아 증발, 50여일이 지나도록 행방이 알려지지 않고있어 30일 경찰이 이들「스튜어디스」에대해 밀항단속법 위반협의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어양등 2명 이외에도 KAL국제선「스튜어디스」사이에 자주 국외탈출 미수사건이 있었다는 정보도 아울러 수사하고있다.
어양은 지난 4윌30일 미국「로스앤젤레스」시 「홀버트」가701 KAL승무원 전용「아파트」에 투숙중 동료 승무원들에게 말한마디없이 「아파트」를 떠나 자취를 감추었다. 어양은 「패스포트」와 소지품을 모두 「아파트」에 남겨두었다. 이양은 이보다앞서 지난 4월7일 같은 「아파트」에 투숙, 하룻밤을 자고난 뒤 역시 동료승무원들 몰래 소지품을 모두 갖고 사라진뒤 소식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KAL의 관계서류에 따르면 어양은 72년 S여대4년 재학중 입사, 73년2월부터 국제선을 탑승했으며 「미스·KAL」 「미스·캘린더」에 선발된 미인.
지난 4월29일 「로스앤젤레스」로 갈 때는 KAL「점보」002기에 여자 승무원 9명, 남자 승무원 5명과 함께 출국했으며 5월2일 「점보」001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이양은 춘천S여대 2년을 중퇴, 70년 제10기로 입사했다.
이양은 71년3월21일부터 국제선에 근무, 4월6일「점보」002기편으로 떠나 4일후인 10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며 약혼을 앞두고 증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5윌30일 현재 서울의 집이나 친척들에게도 전화나 편지를 보내지 않고있다. 어양과 이양은 둘다 뛰어난 미모와 얌전한 성격으로 평소 모범사원으로 불려왔다.
경찰과 대한항공측은 이양과 어양이 사전에 미국에 있는 연고자들과 연락을 갖고 이들을위해 탈출한 것으로보고 일단 밀항협의로 조사중이나 위장유괴 또는 납치가능성에 대해서도수사를 펴고있다.
서울에 있는 이양의 고모 이정숙씨는 30일 『이양이 밀항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이양이 떠날 때 새로 마춘 옷가지와 돈을 모두 두고 갔으며 떠나던 날도 평상시와같이 공항에서 『다녀오겠다』는 전화를 한 것으로 보아 미국에서 외출중 병이 났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생긴 것이 아니겠느냐고도 말했다.
한편 어양은 KAL의 관계서류에 주소를 용산구청파동3가L28의4로 기록해 두었으나 이곳에는 조모씨가 7년전부터 살고있었으며 5월1일 윤모씨가 조씨옆방에 세들었고 어양은 산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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