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14명 사상 최대 임원 승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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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28일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김치현(59) 그룹 정책본부 사장을 신임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승진 발령하는 등 총 214명에 대한 임원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이 중 82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 발령을 받았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2012년 정기인사 때 194명(신임 임원 96명)을 승진 인사한 것보다도 큰 규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의 성공적인 건설과 롯데카드의 고객 정보유출 등 그룹의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신동빈(59) 회장이 직접 인사를 챙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는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인사들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김치현 대표는 그룹의 정책본부 운영실을 책임져왔다. 그는 앞으로 잠실 롯데타워(제2롯데월드)의 건설을 총괄해서 맡게 된다. 김 대표가 있던 운영실장 자리에는 황각규(60) 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장이 발탁됐다.

 황 실장은 신 회장이 1990년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재직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하던 때부터 함께 일했다. 국제실은 비전전략실로 이름을 바꿔 해외 계열사 관리 업무는 운영실에 넘기고 그룹 인수합병(M&A)과 신사업 발굴 업무만을 담당한다. 후임 국제실장에 임병연(50) 그룹 미래전략센터장이 전무로 임명됐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정책본부에 커뮤니케이션실도 신설했다. 커뮤니케이션실은 기존 홍보실 조직을 흡수해 대관 업무 등 그룹의 모든 대외 활동을 총괄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안이 많아진 만큼 인력 보강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원(57) 대홍기획 대표가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으로 처음 발탁됐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의를 표명한 박상훈(60) 롯데카드 대표 및 임원진의 인사이동이 없었다.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당장 묻기보다는 문제해결을 우선시한 신동빈 회장의 결단이라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해외법인의 우수인력에 대한 승진인사도 이뤄졌다. 몰튼 엔더센 롯데호텔 모스크바 총지배인과 조셉 분타란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도매법인장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여성으로서는 송승선 롯데마트 이사와 박선미 대홍기획 이사가 승진했고, 김지은 롯데백화점 해외패션부문장과 한유석 대홍기획 글로벌비즈니스팀장이 새롭게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은 “철저하게 성과와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 구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고 강조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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