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민 식수 기간 맞아 살펴본 현황과 대책|개발의 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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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나라의 산지는 사유 임야가 73%로 외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이 특징적이다.
「인도네시아」·「필리핀」·대만 등 주요 목재 수출국은 모두 90%이상이 국유림이며 다른 나라들도 점차 국유화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는 산림 자원의 특수성에 비추어 국가에 의한 산림 개발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국유 임야의 산림 축적량은 정보 당 27입방m인데 비해 사유림은 6입방m에 불과한 점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 산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유 임야의 소유 규모가 지극히 영세하고 자본력도 미약하며 산지가 종중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4백87만 정보의 사유 임야의 산주가 약1백50만 명으로 1인당 소유 규모는 3.3정보에 불과하다.

<95% 이상이 영세 산주>
산지 개발의 경제 단위인 1백 정보 이상 소유주는 0.1%인 2천명에 불과하며 95.5%가 10정보 미만의 영세 소유주들이다. 이들의 자본력도 미약하여 산주의 77%인 1백15만 명이 농민으로 임업을 전업으로 경영할 능력이 없다.
이 같은 여러 특수성에 비추어 산지 개발 방향은 방대한 사유 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민간 경영자의 육성과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적 보완에 두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 저리의 임업금융제도의 확립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본격적인 임업금융이 태무한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는 일찍부터 임업금융제도가 확립되어 있으며 일본만 해도 농림 중앙 금고·임업 신용 기금 등 특수 금융 지원 기관이 10여 개에 달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72년말에 제정된 산림개발법에서 산림 개발 기금을 설치, 운용하고 있으나 법제정 당시 10년간 2백억원의 기금을 조성키로 한 기금 출자 계획이 정부의 재정 사정을 이유로 삭제되고 말아 현재로서는 유명무실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경제성 고려 않은 조림>
당초 계획은 73년부터 82년까지 10년간 매년 20억원씩 균등 출자할 계획이었으나 첫해부터 유보되었고 74년에도 10억원을 출자 요청했으나 겨우 5억원이 확보되었을 뿐이다. 이런 추세로는 당초 기금 설치 목적이 달성될지 크게 의문시되고 있다.
정부의 연차별 출자 계획이 하루속히 성안되어야 산림 개발이 제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입법 과정에서 삭제된 영림 공사의 설립도 긴요한 과제이며 다기한 산림 관계법령의 정비·연구 기관의 설립 보강 등도 필요한 제도 보완이다.
현재 정부가 중점적으로 식수하고 있는 수종은 소나무·「리기다」·낙엽송 등 30여종에 이르고 있으나 경제성 있는 수종은 밤나무·호두나무·잣나무 등 4∼5종에 불과하며 그나마 양묘가 어려워 묘목 가격이 비싼 탓으로 육묘가 부진한 실정이다.
지난 57년 이후 72년까지의 조림 실적을 보면 경제성이 가장 낮은 소나무·「리기다」는 15억5천만 그루인데 비해 호두나무·은행나무는 3백50만 그루·1백27만 그루에 불과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조림이 경제성을 고려치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성 있는 수종은 곧 유실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①목재·과실의 동시 채취로 경제적이며 ②용재림에 비해 조기 수확이 가능, 자본의 회임 기간을 단축시키고 ③수출에 의한 외화 획득이 가능하다는 잇점이 있다.
특히 호두나무의 일종인 「페칸」종은 50년 생이 되면 목재로서의 축적이 정보 당 6백50입방m에 달해 소나무의 1백75입방m를 4배나 능가하는 경제성을 갖고 있다.
밤나무도 수익률에 있어서 여러 수종을 압도하고 있다. 밤나무의 정보 당 수익률을 1백으로 할 때 「리기다」소나무는 11, 쌀은 50, 보리쌀은 13으로 산림청은 추계 한바 있다.

<밤은 미주 수출 밝아져>
현재 미국·일본 등은 한해에 평균 3만t의 호두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수입량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개괄적으로 시산한 유실수와 과수의 수익률을 일반 수목과 비교해 볼 때 그 경제성은 압도적이다. 즉 일반 산림 수목의 연평균 수익률이 4∼6%인데 비해 밤나무는 60%, 호두 53%, 배나무 54%, 사과 39%, 포도 54%등이고 잣나무·은행나무 등 경제 수림의 수익률도 소나무의2배를 넘고 있다.
이밖에도 목축·원예작물 개발의 경제성도 탁월하다.
버려진 25%의 상대 임야를 개발, 축산·과수·원예작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 경제성에서뿐만 아니라 토질 개량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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