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의 예행 상위활동「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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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여·야는 임시국회를 4월말 열기로 하고 이번 주부터 상위활동을 시작했다.
28일 상공위, 29일 농수산위가 열렸고 내주엔 내무·국방·교체·건설위가 열리게 돼 있다.
임시국회의 소집예정을 세워 놓고 열리고 있는 상위는 예상되는 국정에 대한 질문을 미리 치르게 해 곧 소집될 임시국회의 의안부담을 덜어 주는 의미가 있다. 단기 국회를 구상하는 여당이 적극적으로 유도한 회의다.
야당으로서도 2주를 넘기 어려울 4월 국회에서 4개월 이상의 폐회기간 중 있었던 숱한 국정을 모두 따져 보기는 어렵다는데서 기꺼이 상위에 응하고 있고-.

<중요내용마다 "비공개 답변하겠다">
상공위에선 유류·기타 공산품의 가격조정이 주제.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는 유류 및 석탄가의 재조정설은 근거가 있고 곧 가격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여·야 의원들의 귀뜸.
석유의 경우는 증산을 위해 가격을 상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여·야 의원들의 주장이었는데 장예준 상공장관도『동감이다』면서 비공개회의서 정부 방침을 밝히겠다고 해 간단히 넘어갔다.
반대로 석유 값의 인상은 절대로 납득할 수 없다는 전제를 단 의원들의 추궁에 장 장관은 첫날인 28일엔 이것 역시 비공개회의에서 하겠다고 대답을 피했다가 29일 회의에선『인상요구를 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공개는 비공개회의로 미루었다.
비공개회의는 내주에 있게 될 것인데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비공개회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봐 가격재조정을 해주기로 된 것 같다면서 야당으로선 재 인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했다.
그런 노력의 첫 단계로 의원들이 폭리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야당의 추궁에 대해 장 상공은 기업의 적정이윤은 자본금의 6%라는 산은 총재의 말을 인용해 첫날의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이튿날 김원만 신상우 의원은『장 상공위 말대로라면 유공의 적정이윤은 10억원으로 36억원이 초과액이며 자본금 16억원의 호남정유 적정이윤은 l억8천 만원밖에 안돼 43억원의 초과이윤을 취했다』고 들이댔다. 정부와 야당의 틈에서 간간이 발언을 한 여당의원들은 한결같이 석유회사의 지난해 이득을「많은 이윤」이라고 했지만 한 여당의원은 휴회 중 사석에서『솔직히 말하면 정유회사의 횡포를 막기 의해서라도 폭리로 취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해 이 논쟁은 장 상공의 판정패로 평했다.

<초점 흐린 질문에 신민 이 총무가 짜증>
석유폭리규명 과정에서 신민당은 총무단과 상공위 소속의원간에 약간의 불협화음. 이민우 총무는 27일의 상공위 대책회의에서 석유폭리를 집중적으로 따지라고 지시했었다.
그런데 사석이긴 했지만 어느 의원은『사실상 내용을 알고 보면 석유회사가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어떤 의원은 71개 상장업체 전체의 폭리문제로 확대했고 어떤 의원은 1시간 이상 장황한 질문을 하면서 금값·은값 등 잡다한 문제까지 제기해서 촛점을 빗나가게 했다고 이 총무가 화를 냈다고
그래서 29일 아침엔 상공위 간사를 참석시킨 가운데 총무단 회의를 일어 석유폭리집중 추궁의 방침을 다시 확인하고 공연히 촛점을 흐리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
신민당으로선 석유회사폭리는 상공위조사단을 구성해서 끝까지 추궁한다는 방침을 원내정책위를 통해 확정해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 측은『국회법상 상임위에서 조사위 구성은 불가능 한 것』이라는 태도인데 대해 야당 측은『국회법어디에 상위에서 조사위 구성을 못한다는 규정이 있느냐. 규정이 없으면 관례에 따르는 것』이라고 맞서 여·야간 쟁점이 돼 있다.

<낙서하며 무료 달래는 여당의원도>
석유폭리 문제 외에「핫·이슈」가 된 것은 마산 수출공단 안의 일본 노동실태에서의 여공혹사와 인권유린문제.
『영세 일본업자가 진출해 일당노무자로 취역하는 여공은 월6∼7천원, 숙달된 기술자도 1만5천원 선의 저임금이다』. 『계속취업과 여공의 열품 심사권을 이용한 파렴치 행위가 있고 그래서 어느 일본인이 추방을 당했다는데 사실이냐?』(문부식 의원 질문), 『그런 소문은 들은 일이 있으나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배상욱 공단관리청장).
문 의원은 또『일본인들도 한국에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서류를 낼 때마다 돈을 요구하니 해먹을 수 있느냐고 하더라』면서 부산의 대 요정엔 수출공단의 관리들과 일본인업자들 사이의 술자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는데 사실이냐고 추궁했다.
이러는 동안 어떤 여당의원은 자리에 앉아 백지에「스케치」를 하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 모습도 보여 여·야간의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탁상에서만 충분하다면 어쩌는가>
농수산위에선 비료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했다. 논의 내용을 간추리면.
△감상진 의원=농촌에 비료가 모자라 요소비료 한 가마에 2∼3천원으로 뒷거래되고 있다. △정소영 농수산장관=사상 최고의 풍작을 이룬 지난해에 79만t을 썼는데 올해는 그보다 16%가 많은 92만t을 책정했으므로 부족하지 않다. 일부지역의 비료부족은 농민들이 비료에 지나친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정운갑 의원=실제로 농촌의 비료가 부족한데 장관은 탁상에서 충분하다면 어떻게 하느냐, 통장식 자유판매제를 채택하라.
△정 장관=일부 농민들은 일본보다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써 농작물이 쓰러지고 병충해현상을 빚고 있다. 행정지도로 적정량을 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유판매제는 공급량이 충분치 못해 제 7비가 완성된 76년까지는 곤란하다. △정 의원=방금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해 놓고 공급량이 부족해 자유판매제를 못하겠다니 무슨 얘기냐. △정 장관=….
야당의원들의 얘기는 비료수급계획의 잘못으로 인한 외화낭비(1년 전 우리가 판 3배 이상의 가격으로 비료를 수입키로 한 것)등을 비롯해 곡매 등 농림행정엔 계속 추궁해야 할 심각한 문제가 많다는 얘기들이다. <조남조·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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