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먹지·제록스 복사청첩장 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결혼「시즌·오픈」-. 가정의례법 발효 후 처음 돌아온 올 봄「시즌」, 예식가는 답례품 증정이 눈에 띄게 없어지고 손님도 많이 줄어드는 등 검소화의 일면이 뚜렷이 나타났지만 금지된 인쇄청첩장대신「먹지청첩장」과「스타일」만 편지체로 말 바꿈한 석판 및「프린트」안내장이 등장하는가 하면 답례품도 식장을 떠나 집이나 음식점 등으로 자리를 옮겨 증정되는 등 오랜 습속이 빚은 편법의례행위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올 봄 예식가에 나들고있는 청첩장은 ▲「프린트」식 ▲석판식 ▲「제록스」를 이용한 복사식 ▲활판식의 인쇄물류4종과 ▲손으로 일일이 쓰는 편지식에 ▲먹지를 5∼6장 받쳐 쓰는 먹지식등 대체로 6종류.
이중 인쇄물을 금지한 의례법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활판식과 손으로 일일이 쓰는 편지식은 비교적 드문 편이고 주로 나머지 4종류가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석판식·복사식·「프린트」식 등은 역시 법이 금지한 인쇄물 청첩장.
그래서 어느 것이나「안내」「모시는 글」「인사말씀」등의 표현으로 법망을 빠지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있다.
H인쇄사(서울종로2가)·S문화사(서울 북창동)에 의하면 요즘은 신랑·신부의 명의를 피하고 근무기관·친구명의로 대신 내는 안내장과 안내문에 신랑·신부가 절을 하는 그림을 새겨 넣어 위법을 흐리는 새로운 형식까지 등장했다.
D「프린트」사(서울 장교동)등 서울시내 소규모 인쇄소에 의하면『지난 가을만 해도 법의 눈치를 보느라고 이 같은 편법청첩이 드물었지만 올 들어서는 주문이 부쩍 늘어 거의 표면화하다시피 했다』는 것.
서울 종로 J예식장의 관계자도『청첩장을 안내고 인편이나 전화로 알린 예식의 경우 시간이나 날짜를 잘못 알고 왔다가 허탕을 치고 가는 손님이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3∼6명이나 된다』면서 이 때문에 편법청첩이 늘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견해였다.
현재 붓 글씨체의 편지식 석판청첩은 1백장에 7백∼1천원,「프린트」는 4백∼6백 원으로 가격도 거의 이뤄져있다.
예식장에서의 답례품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나 서울J예식장에 의하면 보자기 등을 주문, 집에서 나눠주는 일도 간혹 나오고 있다고.
답례품이 없어진 반면 늘어난 것은 점심대접. 서울 종로예식장 가에 있는 S중국집은 결혼식이 많은 주말이면 식장의 단체손님을 받느라 비명을 올리고 있고 명동S점·C정, 을지로중국집 A원 등도 토요일이면 4∼5차례 피로연 손님들로 붐빈 다는 것. 작은 중국집을 제외하고는 음식값이 대개1인당 5백 원∼1천5백 원 꼴이어서 과거의 1∼2백원 짜리 답례품에 비하면 결혼당사자 측으로선 3배 이상의 부담이다.
그러나 손님들은 과거2, 3백 명 선이 평균1백20∼1백50평 선으로 줄어들어 친지중심 거식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주례사·예물교환도 준칙대로 생략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