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막신구두는 수명을 단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굽 높은 구두 특히 나막신구두는 해롭다』는 의사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 굽 높은 구두의 유행에 대해 최근 영국 정골협회는『당신의 높은 구두는 당신의 키를 커 보이게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당신의 수명은 짧아지게 됩니다』고 경고, 여성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있다.
72년 겨울부터 세계적으로 유행되기 시작, 지난해 한햇동안 크게 유행되었고 다시 금년에까지 유행될 전망이 보이는 이 굽 높은 구두는 뒷 굽의 높이가 5∼6「인치」나 되고 밑창도 2∼3「인치」나 되는 구두이다.
의사들은 굽 높은 구두는 보행에 큰 지장을 주어 실족할 염려가 많으며 앞발가락에 심한 부담을 주어 발에 이상을 가져오기 쉽다고 경고해 왔었는데 이번에 영국 정골협회는 뿐만 아니라 이 굽 높은 구두는 온 신체구조에 영향을 미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이같이 굽 높은 구두를 신으면 온몸의 비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걸으면 무릎이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없게 되고 골반은 위를 향하는 이상한 자세를 취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척추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나막신구두는 발바닥에 신축성이 없이 조금만 걸어도 온몸에 피곤을 몰고 오며 횡단보도 등을 건널 때 빨리 걸을 수 없어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곤 한다.
워낙 굽 높은 구두는「르네상스」시대의 귀부인들이 외출할 때 그들의 비단헝겊구두가 진흙탕에 더럽혀지지 않도록 굽을 높이해서 신었던데서 유래된 것인데 그 당시 귀부인들이 거리를 거닐 때는 적어도 2명 이상의 하녀들이 양편에 붙어 서서 붙잡아주었으므로 보행에 큰 불편을 주지는 않았었다.
오늘날 여성들의 구두는 비단대신 가죽이나 인조가죽으로 바뀌었고 거리는 깨끗이 포장이 되어 구두를 더럽힐 염려가 없으며 무엇보다 하인을 거느리고 외출할 형편이 못됨에도 불구하고『마치 앞발에 자기몸 무게의 비중이 나가는 바위를 얹어놓고 걷는 것이나 같은 위험성을 가진 엄청난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다니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라고 동협회의「멤버」중의 한사람인「킴·버튼」씨는 말하고있다.【로이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