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痛風)도 비만에서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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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배가 나온 40대 남성은 통풍에 주의하라.

통풍(痛風)이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뜻으로 명명된 류머티즘 질환. 엄지발가락과 팔꿈치 등이 불에 타는듯이 발작적으로 아프다. 주로 밤에 잘 때 발생하며 이불 자락이 발가락에만 닿아도 소스라치듯 통증이 발생한다.

삼성서울병원 류머티즘 내과 고은미.차훈석 교수팀이 1994년부터 이 병원을 찾은 통풍환자 3백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자. 10명 중 6명(61%)이 체질량지수 25 이상으로 뚱뚱한 사람이었다. 통풍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3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은 30대(20%)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40대에 29%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그 이후엔 50대 19%, 60대 13%로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의 합병증으로는 고혈압이 1백53건(35%)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만성 신기능저하 76건(18%), 고지혈증 61건(14%), 허혈성 심질환 55건(13%), 당뇨 합병증 37건(9%),뇌혈관 질환 32건(7%), 요로 결석 21건(5%)의 순으로 나타났다.

차훈석 교수는 "통풍은 선진국병 혹은 부자병으로 알려져왔으나 최근엔 계층에 상관없이 육류 섭취와 술 소비량이 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급속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육류 대신 채소를 많이 먹고 운동을 통해 살을 빼면 통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통풍이 생기는 원인은 관절 속에 요산이 날카로운 결정 형태로 쌓이기 때문. 요산은 육류나 등 푸른 생선 등에 많이 함유된 퓨린이란 성분이 몸 안에서 변해서 생기는 물질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류라면 몰라도 등 푸른 생선은 대개 몸에 좋은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통풍 환자들에겐 예외다.

통풍의 진단은 관절액을 주사기로 뽑아내 현미경으로 바늘 모양의 요산염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런 검사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혈액을 검사해 요산 수치가 높은지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한번의 치료로 뿌리뽑을 수 있는 완치 수단은 현재 없다. 요산 수치가 올라갈 때마다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다.

홍혜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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